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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스무살의 옌자민, ‘고등래퍼’ 넘어 진짜 ‘아티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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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스무살의 옌자민, ‘고등래퍼’ 넘어 진짜 ‘아티스트’로

입력
2018.10.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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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뮤직 제공
브랜뉴뮤직 제공

이제 갓 20살이다. 본인의 말마따나 ‘멋모르고 놀아도 될’ 시기지만, 20살의 김윤호는 ‘래퍼 옌자민’이라는 이름으로 남들보다 일찍 출발선 앞에 섰다.

“제 20살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2개월 후면 한 살 더 먹는 건데, 기분상 4살은 더 먹은 것 같아요.(웃음) 그만큼 너무 많은 걸 깨달았던 것 같고, 19살의 저와 20살의 저의 멘탈의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조금 아쉽기도 하죠. 20살 때는 멋모르고 놀아야 하는데, 사회의 쓴 맛을 너무 빨리 깨달아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풋풋함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고등학교 재학 시절 부상으로 인해 운동을 접고 우연히 시작하게 됐던 힙합은 키프클랜이라는 크루를 만나며 본격적으로 옌자민의 인생을 흔들었다. 이후 그는 ‘고등래퍼’ 시즌 1, 2에 연이어 출연하며 자신의 음악과 소속 크루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고, 올해 8월 브랜뉴뮤직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두 번의 방송 출연과 높아진 크루의 위상, 소속사와의 전속계약과 데뷔 싱글 발매. 주변의 모든 상황이 어깨를 우쭐하게 만들만도 했건만, 옌자민은 현 위치에 취하는 대신 자신의 미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를 택했다.

“‘고등래퍼’라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는 제 곡이 객관적인 평가를 받았다기 보다는 방송의 힘에 의지해서 좋은 반응만 얻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진짜 냉정하고 차가운 프로의 세계에서 프로들과 경쟁하게 됐는데, 이 상황이 꿈만 같아요. 하지만 좋은 설렘도 있는 반면 제 곡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평가 받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것 같아요.”

두려움과 설렘 속 옌자민은 지난 28일 첫 데뷔 싱글 ‘Travel On My Mind’를 발매했다. 옌자민의 첫 싱글에는 브랜뉴뮤직 선배 아티스트 범키가 지원사격에 나선 ‘HOLA’와 키프클랜 멤버들이 함께한 ‘플라시보’가 더블 타이틀곡으로 수록됐다.

옌자민은 ‘HOLA’의 작업에 대해 “범키 선배님이 한 번 만에 써 준 곡인데, 노래가 너무 좋다”며 “아직까지는 경험이 모자라다보니 음악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딘 면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곡을 이해하는 법과 곡에 대한 접근방식에 대해서 배울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HOLA’가 스페인 여행 당시의 느낌과 스페인의 정취에 대한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담았다면, 또 다른 타이틀곡인 ‘플라시보’는 힙합신에 대한 옌자민과 키프클랜 멤버들의 생각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옌자민은 “조금 어려운 이야기”라며 ‘플라시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에 조금 힙합신에서 마약 등 좋지 않은 이슈들이 있었잖아요. 특정인을 언급하는 건 아니지만 저희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리스펙 하던 분들에게 상처를 받았어요. 힙합에 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서 ‘그럼 그렇지’ 하는 반응이 나오는 게 안타까워서 그런 지점에 대해서는 비판과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쾌락적인 것들, 이를테면 돈, 차, 여자. 이런 것들은 사실 이제 식상하거든요. 그런 것들에 몰두하는 것들을 조금 바꾸고 조금 더 건강한 동기부여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플라시보’를 만들었고, 여러 가지 잘못된 것들을 지적하고자 했어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힙합신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과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전하는 그의 모습에 옌자민이 랩으로 전하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해졌다.

“힙합은 상스럽고 양아치 같다는 말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힙합 역시 음악의 한 장르인 만큼 또 다른 구석이 있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과연 힙합이 남성적으로 마초적인 장르인가 하는 의문도 이제는 들거든요. 예전 힙합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으니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저는 힙합을 하기 이전에 음악을 잘하는 음악인으로 남고 싶어요.”

첫술에 배부르기 보단 이번 앨범을 통해 ‘남들을 따라 하기보다는 자기만의 장르를 구축해 나가는 래퍼’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스무살의 래퍼 옌자민. 이제 갓 출발선에서 발을 뗀 만큼 앞으로 그가 보여 줄 자신만의 색깔이 더욱 기대된다.

“일단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게 목표에요. 연예인이나 셀럽의 느낌 보다는 음악을 잘 하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고, 음악을 들었을 때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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