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온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방북 2주여 만에 이번엔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 방문을 위해 7일 출국했다. 재계 대표단체 수장으로 남북 민간 경협 구상을 구체화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과 일부 지역상의 회장 등이 3박 4일 일정으로 북중 접경지역 경제특구 등을 둘러보기 위해 오늘 오전 방중길에 올랐다. 출장의 공식 목적은 ‘향후 남북경협을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 모색’이다. 박 회장을 비롯한 방중단은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의 옌지(延吉), 훈춘(琿春)과 랴오닝(遼寧)성의 단둥(丹東) 등 3개 지역을 찾아 현지 경제개발특구를 비롯해 물류기지, 세관 등을 시찰하면서 중국과 연계한 남북경협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이번 방중은 그간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지속적으로 밝혀온 대한상의의 ‘남북경협 역할론’과도 무관치 않다. 대한상의는 지난 3월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전문가 콘퍼런스를 개최하면서 재계 차원 경협 논의의 물꼬를 튼 데 이어, 5월에는 산하 싱크탱크인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를 출범시키면서 남북경협 문제를 연구과제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번 방중단에는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지낸 서영경 SGI 초대 원장이 포함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또 과거 국제상업회의소(ICC)를 매개로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교류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여건이 성숙될 경우 남북 경제단체 간 소통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의 적극적 행보로 미뤄, 향후 남북 경협에서 상의와 자신의 존재감을 넓히며 정부ㆍ기업 간 채널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남북 경협 여건이 조성되기엔 아직 시기상조인 만큼 아직 사전 탐사 단계이지, 구체적인 ‘그림’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