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상 전문가의 3분의 2 가량은 미국이 우리 수출 자동차ㆍ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국 강행할 것으로 전망하는 걸로 조사됐다. 관세율은 대략 10%대에서 정해질 걸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또 현재 중단된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교역ㆍ해외투자 기업인, 애널리스트, 학계 인사 등 50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응답자의 64%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최종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율 수준에 대해선 ‘10%대 관세가 부과될 것’(50%)이란 관측이 가장 우세했으며,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26%)이란 전망과 ‘25%의 최고 관세율이 적용될 것’(14%)이란 예상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달 말 미중 무역협상이 중단됨에 따라 앞으로 국제통상 여건이 크게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결렬될 것’이란 응답(32%)이 가장 많아, ‘내년 상반기에야 타결될 것’(18%)이란 전망까지 합치면 절반이 ‘연내 협상타결 불발’을 점쳤다.
전문가들은 통상여건 악화에 대응해 당국이 취할 수 있는 단기대책(복수응답)으로 ▦미중 통상당국과의 대화ㆍ설득을 통한 선제대응(68%)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가 등 자유무역협정 확대(46%) ▦중국, 아세안, 인도 등 신흥국의 지속적 비관세장벽 강화 적극 대응(46%) ▦관세장벽 강화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국제기구 활용(18%) 등을 제시했다.
한편 올 들어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이 유럽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이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지만, 자동차 수출은 6.8% 감소했다. 1~7월 지역별 수출은 유럽연합(EU)에서 작년 동기 대비 16.3% 늘었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18.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13년 5.6%(5위)였던 점유율은 2016년 4.6%(8위)로 하락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11년 8.9%에서 2017년 7.3%로 하락했고 중국에서도 2014년 7.5%에서 2017년 4.0%로 크게 줄었다. 다만 유럽에서는 2012년부터 꾸준히 5%대를 유지하며 2014년 5.4%에서 2017년 5.7%로 소폭 올랐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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