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현지시간) 유엔 본부 연설, 25일 미국 NBC 심야 토크쇼 ‘지미 팰런쇼’ 출연, 26일, ABC 생방송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 출연 그리고 이달 6일 시티 필드 공연까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2주 동안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동안 현지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광고로 방탄소년단의 미국 활동을 응원하는가 하면 자선 활동까지 벌여 팀의 공익적 행보와 발을 맞췄다.
방탄소년단 미국 팬들은 이날 공연에서 ‘#Anpan Army x Citifield Project’를 진행했다. 노숙자를 돕기 위해 음식이 담긴 캔과 담요 등을 모아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너의 힘이 돼 줄래”라고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앙팡맨’ 속 영웅 앙팡맨처럼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기획했다. 방탄소년단이 너를 사랑하라는 뜻의 ‘러브 유어셀프’를 주제로 시리즈 앨범을 내 실의에 빠진 청년에 용기를 돋우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손잡고 폭력 근절 캠페인을 벌인 데 대한 미국 팬들의 화답이다. 이들은 방탄소년단 공연이 끝난 뒤 공연장 주변 쓰레기를 치우기도 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에 맞춰 팬들이 자선 캠페인을 벌이고 공연장 주변 청소까지 하는 일은 미국에선 보기 어려운 일이다. 미국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을 일컫는 말)들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면서 한국 아이돌 팬덤 문화까지 흡수한 것이다. 멀린에서 온 메릴린(24)은 “방탄소년단을 통해 K팝이 미국 중심부에 더 많이 들어왔고 새로움을 줬다”며 “K팝의 팬덤 문화가 우리들에겐 신기하면서도 즐겁게 느껴져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미국 순회 공연 열기는 시티 필드 공연에서 정점을 이뤘다. 이 무대를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팬들이 몰리면서 인근 호텔 숙박비는 5배가 뛰었다. 시티 필드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P호텔에 숙박한 팬은 “평소 이 호텔 숙박비가 200달러(약 22만원)이었는데 방탄소년단 공연하는 주엔 숙박비로 1,000달러(약 113만원)을 받더라”고 말했다.
공연장엔 워낙 많은 관객이 한꺼번에 몰리자 지하철 운행도 조정됐다. 뉴욕 지하철(MTA)은 공연장을 지나가는 지하철을 추가 편성했다. 뉴욕 지하철엔 방탄소년단 공연장 가는 방법을 안내하는 한글 안내문까지 붙었다.
뉴욕=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