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인 분리 작업을 강행하고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인천 부평 본사에 있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을 묶어 별도의 연구개발(R&D) 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추천 이사들의 반대에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한국GM 이사회는 지분율에 따라 GM 측 7명, 산업은행 3명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한국GM은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 안건을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한국GM 측은 미국 GM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품의 디자인 및 차량 개발 업무를 가져와 디자인센터의 지위를 격상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제품 개발을 주도하려면 GM 글로벌 임원들이 더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본사와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별도의 연구 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GM 노조는 법인 신설 계획이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경쟁력인 높다고 판단한 신설 법인만 남겨놓고 공장 등을 장기적으로 폐쇄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번 법인 분할안이 실현되려면 주총을 거쳐 통과해야 하는데, 산은 측에서 법원에 ‘주총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상태여서 실제 주총이 열릴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국GM 관계자는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신설법인 설립 등 연내 경영 정상화를 하겠다는 계획이 조금 늦춰질 수는 있다”며 “산은 측에 법인 신설의 정당성을 계속해서 설득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