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4일 북ㆍ중ㆍ러 3자 협상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했다. 7일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북을 사흘 앞두고 전통 우방국들과 대미 협상 전략을 조율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선희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외무성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조중(북중) 쌍무협상과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로(북러) 쌍무협상, 조중로(북중러) 3자 협상에 참가하기 위하여 4일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했다. 올해 한반도 정세가 협상 국면으로 전환된 이후 북ㆍ중ㆍ러 3자 협의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최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전하며 방문 목적과 관련해 “대미 비핵화 협상을 둘러싸고 전통 우방인 중ㆍ러 양국과 의견을 교환하고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ㆍ러 두 나라가 유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로 대북 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 부상이 이들과 관련 논의를 할 수도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하순 유엔 총회 기간 동안 미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을 당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논의를 했을 공산이 큰 만큼 결과 공유가 이뤄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북미가 이미 종전선언에 합의한 상황에서 중ㆍ러에 결과를 통보하기 위한 방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통 우방을 서운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는 차원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최 부상은 7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동행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알려진 인물이다. 중ㆍ러 방문 일정을 마친 뒤 평양으로 복귀해 비건 대표와 처음 대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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