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 등 160명 수송기로 이동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도 방북
과학기술전당 참관 후 공연ㆍ만찬
리선권 “생각도ㆍ나아갈 길도 하나
뜨거운 동포애로 열렬히 환영”
10ㆍ4선언 11주년 기념 공동행사 방북단의 공동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4일 북측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반도 전체가 평화의 땅이 되고, 동해에서 서해까지 번영의 물결이 일렁일 날도 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도, 나아갈 길도 하나”라는 말로 방북단을 환영했다.
북측은 이날 오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만찬을 마련해 10ㆍ4선언 계기로 평양을 찾은 160명 규모 방북단을 환영했다. 리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는 명언이 현실로 되고 있다”면서 “북녘의 전체 인민들의 뜨거운 동포애의 정을 담아 다시 한번 열렬히 환영한다”는 말을 전했다. 조 장관은 리 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평양공동선언을 한 단어로 압축하자면 ‘실천’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모든 분들이 우애와 희망을 나누시는 2박 3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리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박명철 6ㆍ15공동선언실천북측위원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강지영 조선종교인협회장 등과 함께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방북단을 맞았다.
공항 귀빈실에서 리 위원장은 방북단 공동단장을 맡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 장관을 향해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계획을 잡으시고 그래서 우리 북측에서 (방북단) 여러분들의 편의를 최대한 잘 보장해 주고자 하고 있다”고 북측이 이번 행사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다른 곳을 가는 것보다 전혀 어떤 거리감이나 이질적인 것 없이 옆집에 가듯 일상적인 느낌으로 다시 찾아왔다”고, 이 대표는 “4ㆍ27판문점선언도 10ㆍ4선언, 6ㆍ15선언에서 시작된 것이니 그 정신을 잘 이어 좋은 기념행사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방북단은 평양 도착 후 숙소인 고려호텔에 짐을 풀고, 만찬에 앞서 과학기술전당을 둘러봤다. 평양시 낙랑구역 대동강 쑥섬에 위치한 해당 건물은 과학기술 연구 및 보급을 위해 2016년 1월 준공됐다. 조 장관이 건물을 둘러본 뒤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이런 훌륭한 시설을 해놨다는 것이 놀랍다”고 하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은 “다른 데도 가보시면 알겠지만 (북한은) 과학ㆍ기술을 중시하고 집중해서 육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방북단은 평양대극장에서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에서 진행됐던 것과 동일한 공연을 관람하고, 북측이 마련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10ㆍ4선언 기념행사는 방북 이튿날인 5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다. 남북 민관 대표가 각 1명씩, 최소 4명이 연사로 나설 것으로 통일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어 만수대창작사 및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참관,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관람, 합동 만찬 등이 예정돼 있다. 6일에는 노 전 대통령이 평양 방문 때 소나무를 심은 중앙식물원을 둘러보고 귀환한다.
방북 비용은 민관이 공동 부담하고, 귀환 전 북측에 실비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억8,000만원 범위 이내서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1일 남북협력기금 심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방북 인원이 90여명을 차지하는 민간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공동취재단ㆍ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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