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엠앤티는 산업용 파이프 ‘후육강관’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해 조선업계 이목을 끈 국내 대표 해양전문 산업 중견기업이다. 후육강관은 두께가 20㎜ 이상인 철판을 이용해 만드는 파이프로 석유ㆍ천연가스 저장시설 같은 해양플랜트나 대형 건축물 등에 주로 쓰인다. 용도에 따라 고온, 고압을 견뎌야 하고 특수 열처리도 필요해 까다로운 생산 기술이 요구된다.
대우그룹에서 비철금속 영업을 담당했던 송무석 삼강엠앤티 회장은 전량 수입에만 의존하던 후육강관을 직접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1999년 경남 밀양시에 삼강엠앤티 전신인 ‘삼강특수공업’을 설립하고 후육강관 개발에 매진했다.
당시 송 회장은 강관 기술자 3명과 함께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바이어’인척 하며 일본 현지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이를 기억해 생산 설비 도면을 제작했다. 별다른 기술이 없는 강 회장이 강관 생산에 나섰을 때 업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얕잡아보기도 했지만, 송 회장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난 2000년 8월 국산화에 성공했다. 지속적인 연구ㆍ개발 끝에 2000년대 중반부터는 수입제품보다 품질이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외 후육강관 시장을 차츰 장악해 갔다.
삼강엠앤티는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등 30여 개국에 강관을 수출하고 있다. 2008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2012년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주관하는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수출물량도 해마다 늘어 2003년 ‘100만불 수출탑’을 받은 이래, 매년 기록을 경신해 지난해에는 ‘7,000만불 수출탑’도 수상했다.
맨손으로 최고 수준의 후육강관 기술을 일궈낸 삼강엠앤티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바로 대형 조선업체들의 전유물이었던 ‘해양 플랜트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삼강엠앤티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 한 이듬해인 2009년 경남 고성에 42만㎡(약 13만평) 규모의 땅에 공장을 세우고 글로벌 해양 플랜트 시장 진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해양 플랜트 산업인 만큼 원하는 결과가 단기간에 얻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FPSOㆍ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를 해상에 고정하는 ‘드리븐 파일’(Driven Pile, 말뚝 타입) 양산에 성공한 후 이듬해에는 중견 기업계 최초로 6,000톤 규모의 오프쇼어 재킷(Offshore Jacketㆍ해양플랜트 하부 구조물)을 제작해 글로벌 해양플랜트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또 2016년에는 이란 최대 국영 조선소 ‘이소이코(ISOICO)’와 4,450억원 규모의 골리앗크레인 등 관련 설비 제작 계약을 체결하며 전 세계 조선업계로부터 플랜트 시장의 강자임을 인정받았다.
삼강엠앤티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송 회장은 세계 3대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에 초대형 선박 수리 조선소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에 착안해, 지난해 조선 수리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삼강엠앤티는 지난해 회생 절차에 들어간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해 국내 유일의 초대형 선박 수리 조선소 ‘삼강에스앤씨’를 출범시켰다.
송 회장은 “수리받기 위해 싱가포르 조선소에 늘어선 국내 선박의 긴 줄이 안타까워 해양선박 수리라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며 “후육강관, 해양플랜트, 선박수리 사업 간 시너지를 일으켜 오는 2022년에는 매출 1조원, 영업 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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