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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집권 20년 플랜’ 시동 거나… 부총리 역량엔 여당 내부서도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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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집권 20년 플랜’ 시동 거나… 부총리 역량엔 여당 내부서도 갸우뚱

입력
2018.10.06 1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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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공방 쟁점 및 해명, 비인가 예산정보 유출 공방 쟁점 및 양측 입장 그래픽=박구원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공방 쟁점 및 해명, 비인가 예산정보 유출 공방 쟁점 및 양측 입장 그래픽=박구원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은 물론이고 임명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이 7만건을 넘는 등 반대 여론으로 진통을 겪었다. 국회 검증과정에서 딸의 위장전입, 피감기관 건물 사무실 입주 의혹, 지방의원의 사무실 월세 대납 의혹, 남편 재산 축소신고 의혹 등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현역의원인 유 부총리가 2020년 4월 총선에 출마한다면 교육부 장관 임기는 길어야 1년 3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을 둘러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여권의 날 선 공방도 2라운드에 들어가 정치 공방이 뜨거웠다. 국가재난 당일이나 을지훈련 기간 중 업무추진비 카드로 술집에 다닌 사실이 일부라도 사실로 밝혀지면 업무기강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다른 한편에선 비인가 정보를 무단열람하고 ‘아니면 말고’식 폭로에 대한 비판도 폭주했다. 여야 정치권을 달군 두 이슈를 돌아보기 위해 본보 국회팀과 청와대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광화문 불나방(불나방)=국회 검증과정에서 유 부총리의 도덕적 흠결로 가장 문제가 된 점은 무엇인가요. 또 내년 총선에 출마하면 백년대계인 교육정책 수장으로 기껏 1년 넘게 일하는 셈인데.

사이다 말고 탄산수(탄산수)=딸 위장전입, 아들 병역면제, 피감기관 건물 입주 의혹, 상습 교통법규 위반 등 제기된 논란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문제는 당사자가 인정한 두어가지 말고는 명백한 유 부총리의 잘못이라 단언하기가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4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김성태(왼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 부총리에게 신상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홍 원내대표가 단상 앞으로 나가 항의하자, 김 원내대표가 팔을 잡아 끌어내려 실랑이가 벌어졌다. 오대근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4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김성태(왼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 부총리에게 신상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홍 원내대표가 단상 앞으로 나가 항의하자, 김 원내대표가 팔을 잡아 끌어내려 실랑이가 벌어졌다. 오대근 기자

여당탐구생활(탐구생활)=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한 위장전입 등은 차치하고라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애매한 태도가 가장 문제입니다.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가장 첨예한 이슈죠. 3선 고지에 대한 정치적 욕심을 버리지 못한, 1년짜리 장관이 복잡한 교육계 이슈를 조정하고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교육정책을 설계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죠. 이 부분에 대해선 여당 의원들도 청문회장에서 쓴 소리가 나왔습니다.

21세기소년백서(백서)=위장전입, 피감기관 사무실 입주 특혜 의혹에 대한 논란이 컸죠. 다만 민주당에선 자진사퇴 할 정도의 사안이 아닌데 야당의 문제제기가 지나치다며 맞섰습니다. 친문 의원 출신의 사회부총리란 상징성 때문에 여야의 선명성 부각을 위한 수단이 된 듯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교육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전임 장관 체제에서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죠. 교육개혁보다는 현안관리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불나방=국회청문회 의원불패 신화는 또 확인됐지요. 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데.

여의도 구공탄(구공탄)=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장 수여 자리에서 “청문회에서 시달린 분들이 더 일을 잘한다”는 얘기가 회자되자 자유한국당에선 대통령이 입법부를 무시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죠.

광화문 찍고 여의도(찍고)=정치권에선 이른바 ‘유은혜법’ 제정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유 부총리 임명에 반대했던 바른미래당의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소한 부총리 두 명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 이후 국회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도록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죠. 현실화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불나방=유 부총리의 교육 분야 전문성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요. 또 문 대통령이 크게 신임하는 이유는 뭔가요.

백서=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유 장관을 교육부나 문체부 장관에 염두에 두고 있었고, 여당 안에서도 1기 내각에 임명되지 않은 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회에서 중재자와 설득자 역할을 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문성 논란이 문제입니다. 국회 교문위에서 오래 활동했지만, 교육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제도 개선을 이끈 인상적인 활동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평생 낮술(낮술)=그간의 청문회에 비춰보면 도덕성 부분에서 다소 흠결이 있긴 해도 결정적인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부총리로서의 역량을 놓고 보면 여권 내에서도 ‘쇼킹’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부총리가 노동 환경 여성 복지 등을 아우르는 내공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도 다소 이른 발탁이 아니냐는 평가죠. 반면 문 대통령은 평소 유 의원이 보여준 개혁성ㆍ추진력을 높이 평가해 왔다고 해요.

불나방=여권 전체를 조망하면 좀더 전략적인 해석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낮술=일각에선 유은혜 등용이 ‘민주당 집권 20년’ 준비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종석 김경수 유은혜 진선미 김부겸 등등 차기 혹은 차차기 인사들을 등판시켜 실력을 키우고 대중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인데요. 대부분 젊고, 개혁적인 데다가, 신언서판이 뛰어나다는 데 공통점이 있어 보입니다.

불나방=정치권에선 유은혜 교육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망하나요.

탐구생활=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에게 비판 받은 대입개편 수습, 사학비리 근절과 대학경쟁력 제고, 사교육비 부담경감, 고교 무상급식 등 현안과 불통으로 평가 받는 교육부 조직의 체질 개선 등이 눈앞의 과제입니다. 이 간단치 않은, 민감한 교육 현안을 과연 1년 3개월 만에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정치권에선 1년 3개월 만에 낙제점을 받고 떠난 김상곤의 시즌2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옵니다.

불나방=유 부총리가 임명되자마자 국회에서 4일 혹독한 대정부질문 과정을 치렀는데 임명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찍고=청와대는 유 부총리의 각종 의혹에 대해 “사안의 내용을 봐야 한다” “엄격하게 저울에 달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유 부총리가 과거 장관 낙마자만큼 큰 흠결은 없었다는 항변인데요. 이보다는 “국민께 죄송하다” 혹은 “국회의 양해를 바란다”는 말이 먼저 나왔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반박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왼쪽사진) 심 의원은 이날 김 부총리 상대로 신문기사를 들어 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반박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왼쪽사진) 심 의원은 이날 김 부총리 상대로 신문기사를 들어 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불나방=심재철 의원의 ‘비인가 정보 무단열람’ 논쟁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정보취득의 불법성인가요. 드러난 내용인가요.

찍고=한국당에선 정부의 야당탄압이라고 반발하죠. 시점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신규 택지개발 자료유출 논란을 빚은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고발 이후 20일 만에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 반면 심 의원 압수수색은 기재부가 고발한 지 불과 3일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으니까요.

불나방=국가 중요 정보가 외부에 유출된 데 관한 한 정부의 책임이 명백한 것 같아요. 정작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심 의원에게 ‘당신이 쓴 업무추진비도 우리가 알고 있다’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구공탄=소득주도성장을 놓고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 갈등이 고조됐을 때 한국당은 김 부총리를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는데요. 이번 건으로 한국당이 김 부총리를 편들어줄 가능성이 희박해졌지요.

탄산수=심 의원은 자신은 국회부의장 시절 업무추진비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얘기가 나온 이후부터 사실상 심 의원의 KO패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찍고=본회의장 논쟁이 비방을 위한 비방이란 점이 여실히 나타났다고 봅니다. “당신도 다르지 않으면서 뭘 지적하느냐”라고 서로 타박하는 듯 시비를 벌인 것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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