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댓글 공작’ 총지휘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구속됐다. 조 전 청장은 22년간 몸 담았던 경찰 수사에 의해 구속된 첫 전직 치안총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새벽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조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경찰 보안사이버요원과 정보과 사이버담당 직원 등 총 1,500여명을 동원, 천안함 사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희망버스 등 사회적 이슈와 경찰 이슈에 대해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을 3만3,000여건 달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지난달 조 전 청장을 두 차례 소환조사했다.
전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조 전 청장은 취재진에게 “본래 의도했던 것과 달리 일부 (문제성) 댓글을 단 부분에는 큰 책임을 느끼고 반성한다”면서도 “내가 지시한 것은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 적극 대응하라는 것이고 그 팩트는 바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직폭력배를 단속하라고 하면 그 과정에서 여러 불법적인 행위도 일어난다”며 당시 지시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영장실질심사 이후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돼 구금 상태로 대기하던 조 전 청장은 영장 발부와 함께 구속 수감됐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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