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으로 체증해결”
“전면 재정비가 우선”
경북 경주시가 시의 새 명소로 떠오른 ‘황리단길’의 일방통행로 지정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왕복 2차로 700여m 구간의 황리단길이 상습 교통체증지역이 되면서 일방통행을 통해 교통난을 해소하자는 목소리와 전면재정비를 요구하는 주장이 맞붙고 있는 것이다.
황리단길은 경주시 포석로 내남네거리~황남초교네거리 구간으로 서울 경리단길을 본 따 이름붙여진 신흥 관광 명소다. 수년 전부터 이 길에 퓨전레스토랑, 한옥 레스토랑, 복고풍 사진관, 벽화, 기념품점, 포토존 등 수십 곳이 자리를 잡으면서 불국사, 첨성대에 이은 경주관광 필수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리면서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가 주말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혼잡해졌다. 갓길이나 인도조차 제대로 없는 이곳은 불법주정차 차량이 엉켜 상습 교통체증지역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내남네거리에서 황남초교네거리 방향으로 일방통행로를 지정키로 하고 지난달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주민들간 견해차가 커 진퇴양난에 빠졌다.
일방통행로 찬성 주민들은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황리단길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일방통행로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주민들은 “일방통행로를 지정하면 인근 동부사적지 방향 우회차량 등으로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전주한옥마을처럼 황남동 일대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주민 대립이 심해지자 경주시는 일방통행로 지정을 일단 보류했다. 시 관계자는 “통장과 기관단체장 회의 등을 통해 일방통행로 지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주민설문조사를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주=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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