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1991년 구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지난달 러시아와 중국이 냉전 종식 후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기선을 제압한 데 따른 맞불이다. 동서 진영이 무력을 앞세워 대치하는 냉전 구도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2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일부터 내달 7일까지 노르웨이와 북대서양, 발트 해 일대에서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가 등 30개국이 참가하는 ‘트라이던트 정처(Trident Juncture) 2018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병력 4만5,000명을 비롯해 항공기 150대, 함정 70척, 지상전투차량 1만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냉전 이후 나토의 군사기동훈련으로는 최대 규모다.
앞서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달 ‘동방 2018’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통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당시 훈련은 이번에 나토가 준비하는 훈련보다 규모가 더 컸다. 가히 동서 대립이 한창이던 냉전 시기를 연상케 하는 화력 대결이다.
훈련은 외부의 적이 나토 회원국을 침공하는 상황에 맞서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숙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어디까지나 가상의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라며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모든 회원국의 참관단을 초청해 방어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는 “가상 훈련이지만 실제 병력과 장비가 이동하는 곳은 러시아와 마주한 지역”이라고 전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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