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신흥국에서 1,000억달러(약 112조원)가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국가간 무역분쟁이 격화하고 내년 3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던진 경고의 메시지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IMF 연차총회에 앞서 미국 워싱턴에서의 연설을 통해 “최근 국제경제의 위험도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국가간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경제 기상도가 악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면서 “세계무역체제를 더 강하게, 공정하게, 미래지향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후퇴 기조 속에 각국의 긴밀한 공조를 촉구한 것이다. IMF 연차총회는 11~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세계 경제 위기가 신흥국에 불똥이 튀는 상황을 우려하면서 “현재의 위기가 확산된다면 신흥국들은 1,000억달러에 달하는 자본유출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IMF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라며 “최근 수년간 한해 2,400억달러의 자본이 유입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반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경제의 가치사슬이 붕괴하면서 선진국은 물론 각국이 곤경에 처할 수 있어 위험도가 커지고 있다”며 “경제협력기구를 신뢰하면서 고립주의에서 탈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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