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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아내 출산 때 성경 따라 무통주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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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아내 출산 때 성경 따라 무통주사 거부”

입력
2018.10.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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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KBS 해설위원. KBS 제공
이영표 KBS 해설위원. KBS 제공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셋째 아이 출산 때 아내에게 “주님께서 주신 고통이니 피하지 말자”며 무통주사 거부를 권유한 일화가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여성이 겪는 출산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 초월적 성경 해석”이라며 이씨를 비판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6월 기독교 관련 출판사 회보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 만든 에세이 ‘말하지 않아야 할 때’를 출간했다. 이 책에 수록된 ‘무통주사’라는 칼럼에 따르면 이씨는 아내가 셋째를 출산하면서 의료진에게 무통주사 맞을 것을 제안 받았지만, 성경 ‘창세기’ 3장 16절을 근거로 아내에게 무통주사 거부를 권유했다. 이씨는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을 주신 것과 남자에게 이마에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신 창세기 3장 16절을 찾아 읽었고,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고 (아내에게)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아내는 첫째와 둘째 모두 무통 주사를 맞지 않고 출산해 그 고통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고민 후 나의 의견을 따랐다”며 “진통이 시작되고 고통에 떠는 아내를 보면서 오히려 내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썼다.

이 일화는 지난 1일 한 기독교 언론사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르게 퍼졌다. 네티즌들은 “무통주사가 있지도 않았던 시대에 나온 성경을 지나치게 엄격히 해석한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씨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기독교를 혐오하는 댓글도 달았다.

기민석 침례신학대 구약학 교수는 지난달 1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성서를 근거로 무통분만을 거부했던 과거 목사들의 주장에 대해 “지금 어디에 무통분만이 비성서적이기 때문에 시술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사님이 있을까”라고 비판한 바 있다. 기 교수는 영국에 무통분만 시술이 처음 소개됐을 때 목사들이 창세기 3장 16절을 들어 반대했지만, 여성단체들의 비난에 뜻을 굽혔다고 설명했다.

도서 '말하지 않아야 할 때' 표지
도서 '말하지 않아야 할 때' 표지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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