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제기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상대로 유해성 근거 자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라는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자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 발표를 반박하는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도 정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규제 당국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강수를 둔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식약처 발표로 흡연자와 그 주위 사람들이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운 전자담배 사용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고 1일 밝혔다. 필립모리스 측은 “지속적인 정보 공개 요청에도 식약처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발표에 대한 필립모리스의 주된 반박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대폭 감소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분석 결과를 뒤로 한 채 식약처가 타르 수치 비교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타르는 일반 담배 연기에만 적용되는 개념으로, 태우지 않아 연기가 생기지 않는 아이코스(궐련형 전자담배) 같은 제품에는 적용할 수 없다”며 “WHO도 타르는 담배 규제에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식약처 발표로 타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흡연자들이 유해물질이 크게 줄어든 전자담배 대신 일반 담배를 계속 흡연하도록 권장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식약처의 정보를 법률에 따라 투명하게 공개해 혼란과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이라고도 강조했다.
필립모리스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타르의 진실’(www.truthandright.co.kr)이라는 웹사이트도 개설한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의 반박 기자회견과 정보공개 청구 소송 움직임에 식약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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