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이 10ㆍ4남북공동선언 11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방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접견을 추진 중이다. 최근 재단 이사장 사임 의사를 밝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방북단 명단에 포함됐다.
1일 복수의 통일유관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노무현재단은 10ㆍ4선언 기념행사를 계기로 평양을 찾는 4~6일 사이 김 위원장을 접견하고 싶다는 의사와 함께 접견 인원, 목적 등을 담은 제안서를 통일부에 전달했다. 재단은 북측과 10ㆍ4선언을 비롯해 남북 정상들의 회담을 기념하는 평양기념시설 건립, 농업회사법인 ㈜봉하마을과 북측 숙천농업개발구와의 농업 협력사업, 매년 10ㆍ4선언 공동행사 추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면담을 북측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최고지도자 동선을 사전 고지하지 않는 북한 특성상 접견이 성사되더라도 방북 기간 중 깜짝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하는 이해찬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하지만,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고 밝혔다.
150명 규모로 꾸려지는 방북단에는 재단 이사, 상임운영위원, 고문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권양숙 여사 참가는 확정됐으며, 이날 신임 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유시민 작가는 방송 일정 등을 이유로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방송인 김미화, 가수 안치환씨 등 문화ㆍ예술계 인사를 비롯해, 정당 관계자 20명도 방북길에 오른다. 이 대표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방북) 명단을 곧 제출하겠다고 했고, 자유한국당은 ‘깊이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평양행에 동참하지 않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 대표는 또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은) 초당적 문제이기 때문에 표결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대화ㆍ설득을 통해 여야가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전제로 “4일 오전 항공편으로 방문해 저녁에는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을 하고, 다음날 기념식과 함께 남측 대표단이 (북측 만찬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만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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