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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경주가 패럴림픽(Paralympics)이었다면 그래도 거북이가 이겼을까? 아마 정답은 “그렇다”일 것이다. 적어도 거북이가 ‘레고 휠체어’를 타고 있다면 말이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7월, 상처 입은 야생 상자거북이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동물원 근처에서 발견됐다. 동물병원으로 즉시 옮겨진 거북이는 껍질 바닥 쪽에 여러 개의 골절이 있었다. 거북이는 일반적으로 껍질 위쪽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 경우는 특이했다. 때문에 치료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 수의사들은 판단했다. 거북이가 움직일 수 있으면서 치료까지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원의 수의학 팀은 금속 뼈 조각들을 모아 외과용 철사로 붙여 수술했다. 치료 후 잘 접합되기 위해서는 휠체어가 필수지만 손바닥 크기의 거북이를 위한 휠체어가 존재할 리는 없었다. 수의학 팀에 속한 4학년 수의학 학생인 개럿 프레이스는 고민 끝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거북이 맞춤형 휠체어를 구상해 스케치했다. 그리고 덴마크에 사는 ‘레고 덕후’ 친구에게 보내 완성시켰다.
세상에 하나뿐인 휠체어는 거북이 껍질을 둘러싸고 있고, 네 개의 레고 바퀴가 달려있다. 레고 부품의 다양한 색상들이 휠체어를 완성했다. 휠체어를 탄 거북이는 배가 땅에 닿지 않으면서 움직일 수 있었다. 제작자 프레이스는 거북이가 휠체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는 전혀 주저하지 않았어요. 다른 평범한 거북이들처럼 잘 움직였죠”
동물원 관계자들은 거북이가 회복되면 공원으로 되돌려 보낼 거라 말했다. 하지만 거북이는 신진대사가 느리기 때문에 새나 포유류처럼 치료기간이 짧지 않다. 때문에 상자 거북은 이번 겨울과 내년 봄까지 레고 휠체어를 사용해야 될 거라고 전했다.
전근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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