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젠 ‘AceGP ELISA 키트’로 간경변증 74%까지 알아내
간섬유화 조기 진단하는 유일한 혈액검사법
간은 70%가량 손상돼도 자각 증상이 전혀 없다. 그래서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몸이 붓고, 복수(腹水)ㆍ황달이 나타났다면 이미 70% 이상 간이 손상돼 치료하기 어렵다. 간은 만성 간염이 악화돼 섬유화 과정을 거쳐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하고 결국 간기능부전으로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간 기능 검사에 쓰이는 아미노전이효소(AST, ALT), 전산탈수소효소(LD) 수치가 정상일 때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빌리루빈, 알부민, 프로트롬빈 등도 간 손상 여부를 제대로 알아내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이 간섬유화를 조기 발견해 만성 간질환 악화 여부를 일찍 알아내는 검사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바이오기업 ‘디아젠’은 “간에서 주로 생성돼 혈액 속 염기성 약물을 운반하는 당(糖)단백질인 AGP(Alpha-1 acid glycoprotein)에서 변형된 AsAGP의 농도를 측정해 만성 간염 악화 여부와 간섬유화 조기 진단으로 간경변증, 간암 등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아젠이 개발한 ‘AceGP ELISA 키트’로 측정한 혈중 AsAGP 수치가 높을수록 간섬유화가 더 많이 진행됐다는 뜻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간섬유화 진단법으로 현재 간조직 생검이나 자기공명탄성도검사(MRE)ㆍ간섬유화 스캔(FibroScan) 등을 이용한 값비싼 영상검사 밖에 없다.
디아젠 관계자는 “만성간질환 환자 8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혈중 AsAGP 측정법으로 간경변증 여부를 알아본 한양대병원의 임상시험에서 양성 예측율 75%, 음성 예측율 73%(평균 정확도 74%)로 나타나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또한, “혈중 AsAGP 수치의 증가소견은 만성 간염뿐만 아니라 기존 검사법으로는 정상소견을 보였던 초기 간경변증 환자의 40~50%까지 만성 간염 환자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간질환 전문의’인 이민호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명예교수는 “빌리루빈, 알부민, 프로트롬빈 등 현재 쓰이는 간 기능 검사는 간경변증 초기 단계에서는 거의 정상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혈중 AsAGP 측정법은 혈액으로 간경변증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간 기능 검사에 혈중 AsAGP 측정법을 이용하면 진행성 만성 간질환의 악화 여부를 계속 추적 관찰할 수 있고, 만성 간염에서 간경변증 초기 단계로 병기(病期) 진행 여부도 조기에 알 수 있다”고 했다.
‘AceGP ELISA 키트’를 이용한 혈중 AsAGP 측정 검사비는 3만~5만원 정도로 간섬유화 스캔(10만원), 자기공명탄성도검사(MREㆍ40만원), 조합형 직접표지자(ELFㆍ15만원) 등 다른 간질환 검사비보다 편리하고 저렴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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