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불 났을 때 문 열어두고 대피하면 이웃 위험해진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불 났을 때 문 열어두고 대피하면 이웃 위험해진다

입력
2018.09.28 13:20
수정
2018.09.28 13:52
0 0

 소방재난본부 실물화재 재현실험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진행한 ‘실물화재 재현실험’ 도중 발생한 검은 연기가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진행한 ‘실물화재 재현실험’ 도중 발생한 검은 연기가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 제공

화재가 났을 때, 현관문을 열어 놓고 대피하면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불이 났을 때 연기를 내보내겠다며 창문을 여는 행동도 화재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재개발 지역 내 다세대 주택에서 ‘실물화재 재현실험’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실험은 거주자가 화재를 발견하고 대피하면서 한 쪽(101호실)은 출입문을 열어 둔 상태로 대피하고, 다른 한 쪽(102호실)은 출입문 자동닫힘 장치(도어체크)가 설치돼 문이 닫힌 상태로 대피하는 두 가지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그 결과 문을 열어 놓고 대피한 101호실은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몇 분만에 화재가 최고조에 도달, 내부 온도가 1,300도까지 빠르게 치솟았다. 곧이어 열린 출입문 밖으로 화염과 연기가 분출해 2, 3층 계단을 가득 채웠다.

특히 이 경우 3층 301호 거주자가 화재 사실을 깨닫고 대피하기 위해 출입문을 열자마자 출입문을 통해 거실로 검은 연기가 유입돼 1분도 지나지 않아 실내가 연기로 꽉 찬 상태로 변했다. 301호실을 복합가스측정기로 측정했더니 문이 열리고 약 1분도 지나지 않아 산소 농도가 16% 이하로 떨어지고 일산화탄소 수치가 500ppm 이상이 됐다. 호흡이 빨라지고 두통이 발생하는 정도의 수치다.

반면 문을 닫아 두고 대피한 102호실은 초기엔 화염이 커졌지만 이내 산소 부족으로 불꽃이 점점 잦아들어 불꽃 없이 연기만 나오는 상태가 됐다. 온도도 800도까지 오르다가 점차 떨어졌다.

화재실험 전 과정은 폐쇄회로(CC)TV와 열화상카메라, 비디오카메라, 디지털 온도 데이터로거에 기록됐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진행된 ‘실물화재 재현실험’에서 화재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진행된 ‘실물화재 재현실험’에서 화재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이처럼 현관문을 열어둔 채 대피하면 공기 유입으로 불이 난 곳 내부가 급격히 연소되고, 열린 문으로 뜨거운 열기와 연기가 계단을 따라 상층부로 확대, 위층 거주자까지 치명적 위험에 놓일 수 있게 된다고 시 소방재난본부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 강북구 한 다세대 주택에서 이런 이유로 발화 지점 상층부 거주자 1명이 사망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난 사실을 알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다가 불이 번지면서 거주자 3명 모두가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정문호 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매년 화재 인명 피해의 57.7%가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낮추기 위해서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와 함께 2차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