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현직 제주지사가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8년 만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원 지사가 27일 오후 8시와 28일 오후 6시 각각 서귀포경찰서와 제주경찰청 수사과를 방문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의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 4건, 뇌물수수 1건 등 모두 5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6ㆍ13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는 원 지사가 2014년 8월 1일 도지사 취임 직후 모 고급 골프장과 주거시설 특별회원권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반박기자회견을 갖고 “특별회원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고 지사 취임 후 골프를 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문 후보측은 해명 기자회견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특별회원권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를, 원 지사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원 지사는 또 예비후보 당시인 지난 5월 16일 모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드림타워 개발사업에 대한 질문에 대해 문 후보와 전직 지사가 관여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5월 23일 서귀포시 모 웨딩홀에서 열린 모임에서 마이크 등 음향장비를 이용해 공약을 발표해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같은 달 24일에도 제주관광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공약을 발표해 같은 혐의로 고발됐다.
현직 지사에 대한 경찰 조사는 2010년 9월 당시 우근민 지사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우 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성희롱 등과 관련 6가지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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