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 65조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
ELS 수익률 3.2% 소폭 하락
증권사 운용이익 92% 급증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규모가 65조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ELS의 바탕을 두고 있는 기초자산 중 과거 대규모 원금 손실(knock inㆍ녹인)이 발생했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발행 규모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은 잠재적 위험(리스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ELS(48조1,000억원)와 DLS(16조8,000억원) 발행액은 총 64조9,000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9조9,000억원)과 견주면 5조원(8.3%)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꼽히는 파생결합증권 투자 붐이 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 국내외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는데 오히려 이런 흐름이 투자자를 끌어들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지수가 일정 기간 동안 미리 정해 놓은 범위에 있으면 약정된 수익이 지급되는 구조라 투자자로선 지수가 충분히 빠졌을 때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
금감원은 특히 H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는 ELS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H지수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로 구성된 지수다. 상반기 H지수 기초 ELS 발행 규모는 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조9,000억원(312%) 급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H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 발행감축 자율규제가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변동성이 큰 H지수가 홍콩항셍지수(HISㆍ홍콩 주가지수) 지수를 대체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별 발행규모는 유로스톡50(37조8,000억원)이 가장 많았고 H지수(34조2,000억원), S&P500(23조4,000억원), 코스피200(17조6,000억원) 순이었다. 제시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초자산이 3개 이상인 ELS 발행이 증가하는 추세(지난해 상반기 74.2%→올 상반기 86.4%)인 점도 특징이다.
이동춘 금감원 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ELS 발행이 증가 추세인 데다 과거 대규모 녹인이 발생했던 H지수 ELS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며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요 지수 급락 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자체점검 강화를 통해 파생결합증권의 잠재 리스크에 대해 선제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수익률은 연 3.2%로 전년 동기(3.3%)보다 소폭 감소했다. 반면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운용이익은 총 5,598억원으로 같은 기간(2,918억원) 91% 급증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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