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서히 ‘보수통합’에 불을 댕기고 있다. 김 위원장은 추석연휴가 끝나자 마자 방송에 출연해 “틈새가 벌어진 보수, 우파 집단을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문제”라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양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물밑 공감대가 형성돼있어 한국당이 제2 창당에 버금가는 혁신을 한다면 2020년 총선 전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27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과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보수집단 내지는 우파집단 내부에서도 큰 틈새가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것을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점으로 갈라진 바른미래당 내 보수파와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김 위원장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당 혁신, 특히 국정농단 책임 세력의 청산과도 맞물린 문제다.
김 위원장은 “상대가 내려간다고 해서 우리가 올라가는 게 아니다”라며 “자체 개혁, 혁신엔진을 돌리는 게 에너지가 되고 도움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혁신 노력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직면한 싸늘한 여론과 관련해선 “참 이상한 것은 저희들은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 이게 눈에 잘 안 보이는 모양”이라며 “대표적인 예로 최저임금이나 소득주도성장 문제로 집회까지 했는데도 (지지자들이) 왜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말도 안 하느냐고 할 때는 좀 당황스러웠다”고 다소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보니까 옛날보다 뉴스를 잘 안 보시더라”며 “저희들이 (홍보)하는 방법에도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 SNS나, 다른 방법으로 직접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서 휴식을 마치고 귀국한 홍준표 전 대표를 두고는 거듭 “평당원일 뿐”이란 생각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내 문제에다 정부여당의 여러 정책을 짚어보는 데 바쁜 데다 그 분의 현재 위치가 일종의 평당원이고 지도자 중의 한 사람 아니겠느냐”며 “그렇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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