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서자 이를 적극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과정에서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적극 경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데 대해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유관국 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바가 조속히 현실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핵 문제의 당사자인 북미 양측이 상호 신뢰를 끊임없이 증진해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에서 진전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등 관영매체들도 한미 정상 간 논의 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연내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러나 향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돼서는 안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종전선언이 시대 조류에 맞고 남북 양측을 포함한 각국 인민의 바람과 부합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 국가이자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으로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구축에 마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북미 간 협상의 방해세력으로 규정하고 종전선언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자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신화통신도 논평기사에서 “동북아시아의 현실에 비춰볼 때 특정국가의 반대와 무관하게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 구축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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