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협상 관련, 표면적 성과 이상 거듭 강조
“우리는 막후에서 진행되는 것을 알고 있다”
“언론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두드러지게 사용한 표현이다. 언론이나 논평가들이 표면적으로 이해하거나 알고 있는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좋다는 것으로 북한과의 막후 협상 진전을 시사한 것이다. 물론 북한 비핵화에 회의적인 주류 언론 및 전문가들의 비판을 반박하면서, 흥미를 자극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쇼맨십이 담긴 언급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사용하지 않던 이 문구를 이날 여러 차례 언급해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제시한 비핵화 조치 외에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의 친서 등을 통해 전달된 ‘플러스 알파’에 고무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언론에서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에 감사한다”면서 “현 국면에 도달하도록 도와준 많은 회원국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현 국면은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 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전 기자들을 만나서도 “북한과의 관계에서 좋은 감정이 계속 되고 있다”며 “언론이 이해하거나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경우에선 언론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말도 내놨다. “왜냐하면 우리는 (물밑) 소통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한들이 오가고 있고 대화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막후에서 논의가 오가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 모를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또 “나는 논평가들의 얘기를 듣는데, 그들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그들에게 말해줄 수 없고 무엇이 진행되는지 말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우리는 소통을 해왔고 이것이 특별하다는 것을 누구도 모를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다시 얘기하는데,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막후에서 무엇이 진행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며 북한과의 막후 협상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오찬에서도 북한 문제를 꺼냈다. 그는 “오늘 연설에서 북한을 다뤘는데, 지난해 연설 톤과는 다소 달랐다”며 “(그동안) 엄청난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이 그 결과를 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누가 알겠느냐’는 표현이 있지만, 여러분들은 매우 훌륭한 결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실을 맺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였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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