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게티이미지뱅크
사회 초년생·신혼부부가 많은 20∼30대 가구주는 돈 한 푼 안 쓰고 15년 이상 모아야 서울에서 그럴듯한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명목)은 361만5천원이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6월 기준으로 6억6천403만4천원이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세금, 사회보험금, 이자 등을 빼고 가계가 실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을, 중위가격은 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 가운데 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산술적으로 2030 청년 가구는 15.3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아파트 한 채 값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2030 청년 가구가 내 집 마련 자금을 모으는 데 걸리는 기간은 점차 길어지고 있다.
2014년 1분기엔 10년 걸렸으나 2015년 4분기엔 12.3년으로 연장됐고 작년 4분기에는 13.7년으로 길어졌다.
2014년 이후 부동산 규제가 완화 바람에 저금리에 풀린 자금이 주택시장에 몰리며 집값이 뛰기 시작해서다.
여기에 경제 성장률이 서서히 둔화해가고 고용시장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얼어붙으며 청년층 소득 증가 부진까지 맞물렸다.
2030가구의 소득 증가세는 집값의 상승 속도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39세 이하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전체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무려 23.6%나 뛰었다.
생애 주기상 20∼30대는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많다. 이제 막 내 집을 마련하려는 꿈을 실행에 옮기려는 연령대다.
이들의 소득은 40∼50대보다 적은 데다 증가세마저 지지부진하다 보니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지역 집값 상승이 청년 세대에 유달리 고달픈 이유다.
구체적인 수치는 다르지만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도 흐름은 비슷하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2014년 1분기 기준으로 2030 청년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을 10.4년간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가격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었다.
내 집 자금 마련 기간이 2015년 4분기에 12.6년으로 길어지더니 2017년 4분기엔 15.0년, 올해 2분기에는 17.4년까지 연장됐다.
KB국민은행 자료에선 6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7천5천385만원으로 한국감정원 기준보다 더 높았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올해 들어 크게 확대해 6월에는 21.4%에 달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부동산 투기의 최대 피해자는 청년층"이라며 "대부분 청년이 경제 여건이 되지 않다 보니 결혼·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청년들의 인적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청년 배당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 협동조합 방식의 사회주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