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대표팀서 소속팀 부산 아이파크로 복귀한 김문환(23)은 지난 20일 부산역사 내 한 카페에 등장해 일일 점원으로 변신했다. “축구팬들을 직접 만나 K리그 경기장을 꼭 찾아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라고했다. 이날 팀 동료 김명준(24)과 함께 계산대에 서고, 직접 커피도 나른 이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부산역사는 소문을 듣고 두 선수를 보기 위해 몰려든 소녀 팬 수백 명의 환호로 들썩였고, 아이돌 그룹 멤버 못지 않은 반응에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 컸다는 게 구단 관계자 얘기다. 부산 관계자는 “이날 관심이 홈 경기 관중증대로 이어질 거라 예단하긴 어렵지만, 선수들과 팬의 만남과 소통이 이만큼 효과적이란 걸 새삼 실감했다”고 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평가전을 마치고 K리그로 돌아온 선수들이 팬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찾아 온 축구열기가 식기 전에 팬 한 번이라도 K리그 경기장에 찾아 축구의 매력을 다시금 느끼도록 하겠다는 절박함이 크다. 김문환은 22일 아산무궁화와 홈경기 때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홈 팬들을 위한 ‘프리허그’를 자처했다고 한다. 경기 시작 전인 오후 5시30분부터 무려 1시간이나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김문환은 “최근 받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다”며 “추석을 앞두고 열리는 홈 경기에 많은 팬들이 경기장도 방문하고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산에서 뛰다 최근 의경 조기전역으로 대전시티즌에 복귀한 황인범(22)도 지난 15일 광주FC와 홈 경기(아산) 후 1시간 30분 동안 홈 팬들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30분 정도 예정된 행사였지만, 구단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관중이 대기 줄을 선 탓이다. 난감해 하던 구단에 선수 본인과 그의 아버지 황서연(54)씨가 “줄을 선 모든 팬들과 사진을 찍고 싶다”고 자처해 행사는 1시간 가량 길어졌다. 경기장 정리가 모두 끝난 뒤에도 사진촬영은 이어졌고, 결국 마지막 팬과 촬영 후에야 경기장 조명이 꺼졌단 후문이다. 황인범은 “대전에 가서도 내가 팀과 K리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가능한 다 하고 싶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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