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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문신이 18년 지나니 “너구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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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문신이 18년 지나니 “너구리냐”

입력
2018.09.2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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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컬러를 넣은 문신(왼쪽)과 18년 전 잉크를 사용해 새긴 문신. 컬러 문신 중 붉은색 계통은 레이저 반응이 미미해 제거가 어려울 수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컬러를 넣은 문신(왼쪽)과 18년 전 잉크를 사용해 새긴 문신. 컬러 문신 중 붉은색 계통은 레이저 반응이 미미해 제거가 어려울 수 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오영준(44)씨는 타투(문신)를 제거하기 위해 피부과를 찾았다. 18년 전 팔뚝에 새긴 호랑이 문신이 시간이 지나자 마치 초등학생이 낙서한 그림처럼 변했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들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는 “아무리 정교한 문신이라도 노화나 비만 등의 이유로 피부조직이 변해 모양을 갖출 수 없다”며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 찾은 이들은 후회하지만, 시간과 비용도 만만찮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문신을 함부로 새겼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문신은 색소성 염료를 피부 밑 진피층에 넣어서 만든다. 한번 새기면 평생 지속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양이 변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체중이나 호르몬 변화가 생기거나 피부 탄력이 저하되면 정교한 문신도 뭉개진다. 문신을 제거하는 중요한 이유다.

오씨처럼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제거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새길 때와는 달리 지우기는 쉽지 않다. 진피층에 있는 색소성 염료는 제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레이저를 이용한 제거가 유일한 방법이다.

문신을 제거하려면 색소성 병변에 반응하는 레이저를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는 먹이나 단순한 색상의 문신이 주류를 이뤄 비교적 제거가 쉬웠다. 하지만 최근 컬러 문신과 문신 염료의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제거가 까다로워졌다.

문신 제거가 더 까다로워지는 이유 중 하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문신 시술이다. 화려하고 정교한 문신을 간단히 시술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하지만 대부분 무면허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수술한다. 또 출처 불명의 염료나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부작용을 동반하기도 한다.

제거를 위해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방법뿐이다. 레이저에서 나오는 파장이 진피층에 있는 문신색소와 반응해 쪼개지면서 옅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염료의 종류가 다양해 레이저에 큰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컬러 문신의 경우 여러 가지 색상에 반응하는 문신을 주로 지우는 피코슈어나 피코웨이 같은 색소레이저를 사용해야 한다. 꼭 문신이 아니더라도 기미, 주근깨, 잡티, 색소성 질환, 오타모반 등 색소성 병변에 매우 효과적이다.

문신제거가 까다로운 만큼 의료인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염료의 종류도 모른 채 무작정 색소성 레이저를 사용하면 여러 번 치료해도 효과가 없다. 지나치게 높은 출력의 레이저를 사용하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또 염료가 분해되고 배출되는 기간을 충분히 두고 치료를 반복해야 한다.

포항에서 문신을 제거하러 온 한 여성은 “문신 제거 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았더니 문신은 없어졌지만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고 화상을 입은 듯한 자국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 전문의는 “문신을 할 때 수백 번 고민해보길 권한다”며 “문신을 하더라도 사용한 염료의 종류와 이름을 알아놓고 단색으로 하는 것이 차후 제거가 쉽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가 한 환자의 목 부위에 있는 문신을 확인하고 있다. 대구 애플피부과 제공.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가 한 환자의 목 부위에 있는 문신을 확인하고 있다. 대구 애플피부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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