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한국어로 작동하는 차량용 음성인식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아이폰의 음성인식 시스템 ‘시리’를 만든 회사와 손을 잡았다. 최근 카카오가 현대차와 손잡고 차량에 인공지능(AI) 스피커 기능을 탑재하기로 하는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KT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국제공항 콘퍼런스센터에서 미국의 음성인식 기술 기업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와 차량용 음성인식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애플의 시리를 개발한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는 미국 100대 기업이 사용하는 음성 소프트웨어의 약 70%를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음성인식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 중 하나다. 현재 전 세계 40여개 언어로 음성인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양사는 뉘앙스의 음성인식 솔루션 ‘드래곤 드라이브’와 ‘저스트 토크’의 한국어 버전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드래곤 드라이브는 현재 벤츠 BMW 아우디 현대차 등 전세계 2억대 이상의 자동차에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개발된 저스트 토크 기술은 ‘지니야’ ‘시리야’ 같은 호출 명령어가 없어도 음성 인식이 가능하도록 한다. 두 솔루션이 KT의 기가지니 브랜드와 통합되면 운전자가 더 자연스럽고 쉽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차량용 음성인식 기술 등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현대ㆍ기아차와 손잡고 AI 플랫폼 ‘카카오아이’의 음성인식 기술을 차량에 탑재하는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내년 이 기술이 양산 차에 적용되면 차량 자체가 AI 비서가 되는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자사의 AI 플랫폼 ‘누구’를 기아차 K5와 연동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와 ICT 기술이 완전히 결합한 커넥티드 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오트만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 오토모티브 부사장은 “자동차가 디지털화될수록 운전자는 똑똑하고 세련된 자동차 음성인식 서비스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뉘앙스는 직관적인 음성 중심 인터페이스를 통해 KT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결해 한국 자동차 시장의 디지털 경험을 새롭게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근 KT 기가 사물인터넷(IoT) 사업단장은 “기가지니와 연결된 새로운 서비스는 운전자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한 사물인터넷서비스와 함께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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