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 성평등을 통한 민주주의의 완성이라는 미래사회를 향해 뚜벅뚜벅 앞으로 전진해주시길 바랍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14개월의 임기를 마쳤다. 떠나는 정 장관은 “지난 1년 2개월은 참으로 숨가쁘게 몰아친 시간”이었다며 "고정관념과 관행을 벗겨 내려다보면 우리 스스로 상처를 입거나 지칠 수도 있다"며 여가부 직원들을 향해 이같이 당부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과 편파판결ㆍ불법촬영 규탄 대규모 시위 등을 가리켜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기 위함이며, 더 나아가 시민으로서 여성이 누려야 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투 운동의 발발 당시 여가부는 이를 해결할 만한 연장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며 "기존의 피해자 지원체계로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여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6개 부처가 참여한 ‘성희롱ㆍ성폭력근절추진점검단'이 설치된 것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설립해 불법촬영물 삭제와 피해자 지원을 강화한 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성차별 구조와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성평등한 일자리도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은 늘 좌절감으로 다가왔다"며 "대전제는 사회 전체적으로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자 할머니들은 연로하시고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발족 등 우리의 활동은 이후 세계 여성사에서 온당하게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해치유재단의 해소로 가는 프로세스를 면밀히 준비했으며, 곧 가시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직면한 난제는 화해치유재단 문제였다”면서 “여가부와 저는 주어진 역사적 책임에 충실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정 장관은 성균관대 교수 출신으로 한국여성연구소 이사장, 역사교육연구회 회장, 한국여성사학회 회장,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진선미 신임 여가부 장관은 별도 취임식 없이 이날 오후 여가부 직원들과의 인사를 시작으로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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