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0일 우여곡절 끝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본회의를 연기하는 등 막판까지 법안 처리에 진통을 겪었으나 여야가 한 걸음씩 양보하며 규제완화 관련 민생경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의 입장차가 뚜렷했던 규제개혁 관련 법안들도 이번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특히 규제자유특구 신설을 골자로 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으나, 여야 원내대표가 의원들을 대상으로 법안 처리 필요성을 설득하면서 가까스로 통과됐다.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를 위해 이날 오후 2시 예정됐던 본회의도 연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했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기한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함께 자유한국당이 주장한 소유 건물을 5년 이상 장기 임차하는 임대사업자의 소득세ㆍ법인세를 5%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도 통과됐다. 여당 내부 이견으로 처리가 무산됐던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본회의에서 찬반토론이 이어졌으나 결국 통과됐다. 다만 서비스발전기본법은 여야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이날 본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
국회는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민생경제 법안들을 처리하며 협치의 발판을 마련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3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국회에서 논란이 있었고 많은 쟁점들이 있었던 법안들인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활성화와 민생을 위한 합의를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3~5년 묵은 법안들의 쟁점을 해소하면서 국회가 협치를 해내는 대장정의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특히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과거 야당 시절 경도됐던 입장의 의원들을 설득하느라 홍 원내대표가 더 큰 마음고생을 했다”며 감사 표시를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협치의 큰 물꼬를 텄고 결실을 맺었다”며 “역지사지 마음으로 조금씩 양보해 법안들을 처리해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이날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상정해 가결했다. 다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김기영·이영진·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는 기약 없이 미뤄진 상태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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