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5시 40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2박 3일간의 역사적인 북한 방문을 마무리 했다. 문 대통령은 귀환 후 가장 먼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를 찾아 방북 성과 등을 대국민 보고했다. 귀국 후 첫 행선지로 청와대가 아닌 DDP를 택한 것은 전 세계 이목이 쏠린 3차 남북 정상회담 성과와 소회 등을 가능한 빨리 나누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DDP에서 “3일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여러 차례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김 위원장과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첫날 회담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전하며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이 함께 이행돼야 하므로 미국이 그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히는 차원에서 우선 동창리 미사일 기지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다”며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결국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또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처럼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것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합의서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구두 합의한 내용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지자체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전면 가동을 위해 북측의 몰수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한과 관련해서는 “가까운 시일 내라고 표현했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방문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국민들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육성으로 듣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북측 삼지연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른문 대통령은 약 2시간 10분 만인 5시 40분쯤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이어 문 대통령 내외는 도열해 기다리고 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등의 환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도착 후 바로 전세계 취재진이 모여 있는 DDP로 이동해 약 30분 동안 대국민 보고 시간을 가졌다.앞서 2000년과 2007년 각각 평양을 찾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귀국 즉시 대국민 보고를 했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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