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내에서도 고급 식재료로 꼽히는 송이버섯을 남한 측에 선물했다. 송이버섯은 국내산의 경우 최상품 가격이 ㎏당 70만원 안팎에 이르는 터라 이번 선물의 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리 측에 송이버섯 2톤을 선물했다. 청와대는 송이버섯을 500g씩 나눠 가족과 상봉하지 못한 이산가족 4,000명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송이버섯은 모양과 크기로 등급을 매기는데, 북한 측이 보낸 송이버섯의 등급이나 원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앞서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두 차례 칠보산 송이를 선물한 바 있어, 이번에도 북한에서 최상품으로 꼽히는 칠보산 송이를 선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함경북도에 위치한 칠보산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 다양한 동식물 자원을 갖춰 ‘함북 금강’으로 불리는 곳으로, 2014년 유네스코 세계생물보전권지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북한산 송이버섯은 대북제재로 인해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아 시세를 알기 어렵다. 국내산 송이버섯의 경우 이날 지역 공판장에 올라온 1등급 송이버섯이 ㎏당 30만원 안팎에 낙찰됐다. 박춘서 인제군산림조합 상무는 “송이버섯 시세는 시중에 풀리는 물량에 따라 등락이 크다”며 “품질이 가장 좋은 강원 양양군 송이는 비쌀 땐 70만원까지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1등급 송이버섯은 갓이 퍼지지 않고 길이가 8㎝를 넘어야 한다”며 “북한이 보낸 버섯을 사진으로 봤을 땐 1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최상급 송이버섯 시세를 적용하자면 이번에 북측이 선물한 송이버섯 2톤의 가격은 14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산 송이버섯이 국내산보다 품질이 우월하다면 가격은 그 이상일 수 있다. 박 상무는 “버섯은 낙엽층이 두텁게 형성될 경우 제대로 솟아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며 “북한은 아무래도 우리보다 산림녹화가 덜 됐기 때문에 질 높은 버섯이 더 많이 생산될 가능성은 있다”고 추측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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