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를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한반도에 세 번째 올림픽이 개최될 가능성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은 세부 실행계획 중 하나로 ‘2020년 하계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 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유치하는데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남북은 남북 체육회담을 정례화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을 비롯 여러 종목별 국제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계속 결성하는 등 활발한 체육 교류를 통해 분위기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미 단일팀을 해봤던 종목은 다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 북한이 경쟁력을 갖춘 종목도 단일팀 추진에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먼저 단일팀이 구성됐던 탁구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남북 체육교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하키 단일팀이 구성된 데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여자농구와 카누 용선, 조정 등에서 단일팀이 결성돼 금1, 은1, 동2의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남북이 2032년 올림픽 유치에 본격 뛰어들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롯 국제사회의 지지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분단국가인 남북의 공동개최는 스포츠를 통한 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이념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현재 2032년 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여러 도시 분산 개최를 내건 독일과 호주 브리즈번, 인도 뉴델리 등이다. 올림픽은 2020년 도쿄에 이어, 2024년 프랑스 파리,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림픽 개최지는 보통 개최 7년 전 IOC 총회 투표로 결정됐다.
남북은 또 문화 예술 분야의 교류를 증진시키는 데 합의하고, 우선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3ㆍ1운동 100주년을 공동 기념하고 그를 위한 실무 방안을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공동 기념사업으로는 3ㆍ1 운동 공동 기념행사와 학술회의,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남북 대학생 한반도 평화ㆍ역사 대장정 등 다양한 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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