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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안심하도록 미국이 먼저 행동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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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안심하도록 미국이 먼저 행동에 나서야”

입력
2018.09.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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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량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과장이 1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한반도 이슈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탕량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과장이 1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한반도 이슈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미국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한 게 전부다. 그러면서 북한에 요구만 한다.”

탕량(唐亮)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과장(과장급)은 18일 “훈련이야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것”이라며 “반면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폭파했고, 미군 유해를 돌려줬고, 동창리 발사장도 해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으로 가려면 미국이 먼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래야 북한이 안심하고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탕 부과장은 2005~2006년 청진에 이어 2007년부터 5년간 광주 총영사관에서 근무했다. 남북을 잇따라 오가며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를 현장에서 지켜본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지난 7월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할 당시 동행하며 최근 북한의 변화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마침 사무실에서 TV화면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도착 장면을 막 보고 왔다는 그는 “비핵화는 단번에 되는 게 아니라 한발씩 서로 내딛는 과정”이라며 “북한과 미국을 뒤에서 밀어줄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자체 만으로도 이번 회담은 성공적”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뷰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마련한 한중 언론 교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탕 부과장은 ‘중국이 대북제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우리가 북한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는 근거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중국과 북한은 원래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이웃이고, 유엔 제재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교류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와 관련,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에 맞서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중국을 걸고 넘어지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방북은 비핵화의 중요한 전기가 될 빅 이벤트다. 당초 북한 정권수립일(9ㆍ9절)에 맞춰 성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뚜렷한 진전 없이 겉도는 상황에서 끝내 무산되자 ‘미국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 탕 부과장은 “북중 간 고위급 왕래는 양국 관계를 우선 고려하지 남의 눈치를 보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미국이 원한다고 해서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간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스케줄은 상상이상으로 꽉 차있어 당장은 북한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여러 조건을 판단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탕량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과장이 1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탕량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과장이 1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베이징=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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