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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 김진웅 “지금 훈련장에 있는 게 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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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 김진웅 “지금 훈련장에 있는 게 꿈 같아요”

입력
2018.09.19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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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시안게임 정구 금메달리스트 김진웅이 서수원체육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김혜윤 인턴기자
18일 아시안게임 정구 금메달리스트 김진웅이 서수원체육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김혜윤 인턴기자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하네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구 2관왕에 오른 김진웅(28ㆍ수원시청)은 입대영장에 명시된 입대일 ‘9월 18일’ 당일에 육군훈련소가 아닌 소속팀 훈련장에 있었다. 자칫 ‘노 골드’에 그칠 경우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9일 아시안게임 정구 남자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입대 20일을 앞두고 극적인 반전을 이뤘기 때문이다.

17일 전북 순창에서 끝난 추계 실업정구연맹전 단식 우승을 차지하고 18일 서수원체육공원의 팀 훈련장을 찾은 김진웅은 밝은 표정으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심적 부담에다 몸도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며 “잘 풀려서 이 곳에 있는 자체로 매우 기쁘고 꿈 같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에 도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 입대영장이 날아왔지만 임교성 수원시청 감독을 비롯해 대한정구협회 관계자들의 노력 덕에 입대일을 아시안게임 이후로 겨우 늦출 수 있었다.

김진웅은 “주위 많은 분들이 도와줘 감사할 따름”이라며 “사실 다 포기하고 군대를 가야 하나 걱정했다. 나이도 있고, 2년 동안 운동을 못하면 예전 기량을 다시 찾기 힘드니까 은퇴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입대 예정일에 정구장에서 만난 김진웅. 수원=김혜윤 인턴기자
입대 예정일에 정구장에서 만난 김진웅. 수원=김혜윤 인턴기자

김진웅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단식 8강전에서 복병인 북한 리충일과 접전을 펼치다가 오른쪽 햄스트링이 올라왔다. 다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데도, 그는 꾹 참고 이겨내 정상에 섰다. 기세를 몰아 단체전도 제패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일본과 결승에서 성치 않은 다리로 긴 랠리를 한 탓에 경기 종료 후 쥐가 나 동료들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김진웅은 “날씨도 덥고 랠리가 생각보다 길어져 단체전 끝난 뒤 쥐가 났다”며 “예방 차원에서 테이핑까지 했는데, 경기할 때는 쥐가 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진웅이 밝게 웃고 있다. 수원=김혜윤 인턴기자
김진웅이 밝게 웃고 있다. 수원=김혜윤 인턴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엔 금메달리스트가 체육요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이 보통 두 달 걸렸는데, 김진웅은 정구협회의 빠른 일 처리로 2주 만에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4년 전처럼 절차가 진행됐다면 금메달을 땄어도 영장 날짜에 훈련소에 입소해야 했다. 김진웅은 “일이 잘 처리 돼 다음달 전국체전을 마친 뒤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 된다고 들었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정구를 시작한 이래 올해가 가장 힘들면서도 기쁜 시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다음달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그는 “그 동안 염태영 수원시장님을 비롯해 시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다”면서 “2013년 실업팀 입단 후 전국체전 우승이 없는데 이번엔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수원=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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