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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멜로… 추석 틈새 영화도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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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멜로… 추석 틈새 영화도 풍성

입력
2018.09.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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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작 영화 4파전의 틈바구니에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영화들이 있다. 화려한 외양보다 내실을 원하는 관객을 ‘취향 저격’ 할 만하다. 공포, 코미디, 감성 멜로, 다큐멘터리까지, 관객이 뭘 좋아할지 몰라 장르별로 다 준비했다.

추석 영화 '더 넌'의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추석 영화 '더 넌'의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동서양 귀신의 습격, 무서울까 웃길까

서양 유령과 동양 유령이 추석 극장가에서 대면한다. ‘더 넌’에선 수녀 귀신이 극강의 공포를 선사하고, ‘원더풀 고스트’에선 훤칠한 모델 출신 귀신이 제대로 웃겨 준다.

“죽을 만큼 무섭지만 죽지는 않는다.” 서늘한 헤드카피로 눈길 붙드는 ‘더 넌’은 ‘컨저링’과 ‘애나벨’ ‘컨저링2’ ‘애나벨: 인형의 주인’을 잇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5번째 신작 영화로, ‘컨저링2’에 등장한 수녀 귀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다. 1952년 루마니아 한 수도원에서 젊은 수녀가 자살한 사건이 벌어진 뒤 이를 조사하기 위해 바티칸에서 파견된 신부와 수녀가 악령의 실체와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에서는 개봉 열흘 만에 제작비 10배 수익을 거뒀다. 15세 관람가.

‘원더풀 고스트’의 한국 귀신은 다행히 선량하다. 원한을 품는 대신 전직 경찰답게 직접 팔 걷어붙이고 미제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혈기왕성한 청년 귀신 태진(김영광)이 낙점한 수사 파트너는 유도 관장 장수(마동석). 남의 인생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는 게 철칙인 장수 앞에 나타난 태진은 장수에게 착 달라붙어 사건을 함께 수사해 달라 부탁한다. 인간과 귀신의 공조수사가 빚어내는 좌충우돌 해프닝이 웃음을 자아낸다. ‘부산행’에서 좀비를 때려잡던 마동석의 핵주먹에 또 한 번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추석 영화 '체실 비치에서'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추석 영화 '체실 비치에서'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추석 극장가에서도 계절은 나날이 무르익고 있다. 감성으로 가슴을 촉촉히 적셔 줄 작은 영화들과 함께 하루쯤 시간을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체실 비치에서’는 이별 앞에 흔들리는 남녀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멜로 드라마다.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린 플로렌스(시얼샤 로넌)와 에드워드(빌리 하울)는 신혼여행지인 체실 비치에서 헤어진다. 영화는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일대기로 담아 내면서 사랑으로도 끝내 극복하지 못한 상처들을 보듬는다. ‘어톤먼트’로 잘 알려진 작가 이언 맥큐언이 원작 소설을 썼고 각본에도 참여했다. 15세 관람가.

‘체실 비치에서’가 사랑의 유한성을 그린 영화라면 ‘나부야 나부야’는 영원한 사랑을 믿게 만드는 영화다.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 산골마을에서 78년을 해로한 노부부의 사계절을 담았다.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위해 음식부터 빨래까지 모든 집안일을 하는 애처가 할아버지와 남편 앞에서 소녀처럼 수줍게 웃는 할머니의 사랑이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할아버지가 먼저 떠난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마당에 내려앉은 나비를 부르는 모습에서 ‘나부야 나부야’라는 제목이 탄생했다는 뒷이야기를 알게 된 순간 눈물샘이 터져 나온다. 전체관람가.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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