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남북 정상회담 기간 숙소로 쓰일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북한 최고 수준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11년 만에 한국 대통령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정 도착시간보다 15분 늦은 오전 11시 15분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백화원영빈관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도착했다. 순안공항 환영식장을 출발할 때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다른 차량에 탑승했지만 백화원 도착 순간에는 같은 차량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순안공항에서 평양 시내를 거쳐 오는 카퍼레이드 도중 남북 정상이 한 차량으로 옮겨 타 얘기를 나누며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백화원영빈관 도착 순간 남북 정상이 함께 탄 차량의 뒷편 지붕덮개가 열린 덕분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옆자리에 나란히 앉은 모습도 포착됐다. 차량이 백화원영빈관 건물 입구에 도착하자, 김 위원장은 차량 좌측에서 먼저 내려 문 대통령을 안내하며 함께 숙소로 입장했다. 곧이어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다른 차량에서 내려 함께 숙소에 들어섰다. 숙소 입구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미리 도착해 문 대통령 내외를 환영했다.
백화원영빈관은 문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11년 만에 방문하는 남측 대통령이 보낼 2박3일 동안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려는 듯 호텔의 내외부는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였다. 오전 11시부터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맞이하기 위해 숙소 입구에 집결했다. 검은 투피스 정장 차림의 김 부부장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백화원영빈관은 국빈급 인사를 맞이하기 위해 평양의 중심지에 1983년 설립됐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도 모두 이곳에서 열렸다. 백화원영빈관은 3층짜리 객실 2개 동과 종업원 숙소로 구성됐으며, 건물 앞으로는 대동강이, 건물 뒤로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주변 화단에 심어진 100여 종류의 꽃들에서 이름을 따와 ‘백화원’이라고 불린다. 건물 내부는 대리석으로 단장돼 있으며, 최근 개보수 공사를 완료했다.
남한뿐 아니라 외국 귀빈들도 이 숙소를 사용했는데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과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같은 곳에 묵었다. 가장 최근에는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9ㆍ9절)을 축하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방북한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이곳에 머물렀고, 지난 7월에는 협상을 위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백화원영빈관이 숙소였다.
백화원영빈관에는 숙소뿐 아니라 각종 회담이 가능한 시설도 갖춰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도 백화원초대소에서 열릴지도 관심거리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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