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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부족” 띄엄띄엄 감사… 방치된 공무원 여비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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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부족” 띄엄띄엄 감사… 방치된 공무원 여비 유용

입력
2018.09.27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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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비행기깡’=그래픽 김경진기자
공무원 ‘비행기깡’=그래픽 김경진기자

그 동안 외유성 공무국외여행(해외 출장ㆍ연수)을 막기 위한 당국의 감시와 규정이 있었지만 행정력의 한계와 일선 기관의 도덕적 해이로 여비(旅費) 유용은 방치돼 왔다.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르면 지자체 ‘회계담당자는 항공운임 영수증, 항공권 사본 등으로 국외항공운임의 지출이 적정하게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부처는 물론 각 지자체가 준용하도록 되어 있는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 역시 항공권 사본 첨부 같은 비용 집행을 준수하도록 한 기준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감사원이 서울시 국장급 등 공무원 3명의 ‘비행기깡’ 사례를 적발하고 나서야 서울시가 ‘공무국외여행 업무 안내’를 통해 사전 심사 때 전자티켓(E-티켓)을 첨부하게 하는 등 각 기관은 행정 편의성을 핑계로 증빙 확인에 소홀해 왔다.

이를 감시해야 할 감사원도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사이 공무국외여행은 사실상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감사원이 2008년 국외연수 관련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지자체 등 603개 기관을 대상으로 관광성 일정, 편법 여비 조달 등을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13개 단체 32명을 징계했다. 그러나 8년 뒤인 2016년 광역 및 지자체 등 243개 단체 조사에서 21개 단체 63명의 여비 유용 등 규정 위반이 적발되는 등 비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시ㆍ군 등 기초자치단체는 5~10년 단위로 ‘기관운영’ 감사가 이루어져 온 만큼 감시가 허술하다. 이마저도 당해 주요 이슈에 따라 감사 대상 기간과 주제가 사전에 정해져 공무국외여행에 대한 세밀한 감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통상 인력과 시간적 한계로 언론 보도나 지방의회 주요 논의 사항을 토대로 감사 주제를 정한다”라며 “최근 지방행정감사국이 확대ㆍ개편되는 등 최소 3년에 한 번 지자체를 감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감사원 역시 외유성으로 보이는 국외 연수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감사원 공공감사운영단이 주관한 지자체 공무원 대상 ‘2017년 자체감사활동 우수직원 해외연찬 결과보고’를 보면 ‘우수직원에 대한 포상 성격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외국의 선진 행정 견학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구성’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사혁신처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올라온 해당 해외 연찬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스위스, 이탈리아를 다녀온 팀의 보고서에는 다른 연수의 보고서들과 달리 아예 일정표조차 나와 있지 않다. 26페이지의 보고서 중 현지 기관 방문 관련 내용은 로마 시청 직원과의 1시간 30분간 면담 내용이 전부다. 같은 해외 연찬의 뉴질랜드 팀 역시 세부 일정이 전혀 나와 있지 않고 로토루아 시의원과의 단 한 시간 면담 내용 외에는 청사 내부와 기관 소개가 전부다. 해당 연찬에는 모두 감사원 직원들이 동행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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