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방북에 동행하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일정은 성악 전공자답게 예술 교육기관 참관 위주로 꾸려졌다. 마찬가지로 음악가로 활동한 북측 영부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할 가능성이 커 4ㆍ27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두 퍼스트레이디의 다정한 모습이 거듭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방북 첫날인 18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동안 평양 시내 음악종합대학과 아동병원을 방문한다. 음악종합대학은 북한 최고의 음악 분야 종합교육기관으로, 북측의 손꼽히는 음악가들은 거의 이곳 출신이다. 음악종합대학 출신의 수많은 음악 인재들이 독일ㆍ러시아ㆍ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 음악교육을 받고 있고 국제 유명 콩쿠르 수상자도 다수 있다. 숙명여고와 경희대에서 성악을 전공, 문 대통령과 결혼 전까지 서울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한 김 여사의 ‘맞춤형’ 일정인 셈이다.
이튿날에도 김 여사의 예술 관련 일정은 계속된다. 김 여사와 특별수행원단은 19일 오전 음악 등 예체능 분야 영재교육기관인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참관할 예정이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역시 북측 청소년이 정규수업 후 무용, 서예, 악기 등 각종 예체능 전문교육을 받는 곳으로 방북한 외빈들의 단골 방문 장소다.
문 대통령과 별개로 이뤄지는 김 여사의 일정에는 리설주 여사가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과 200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방북 했을 때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이 영부인 일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반면 김 여사와 리 여사는 4월 판문점에서 한 차례 만난 데다, 당시 만찬장에서 옆자리에 앉아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돼 이번에는 리 여사가 주인이 돼 영접하는 모습이 정상외교 의전상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리 여사 역시 유치원 시절부터 조기음악 교육을 받은 성악가로 현재 삼지연관현악단 창설 등 음악 분야 전반을 지도하고 있어 두 영부인이 음악을 매개로 또다시 화합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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