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빠르네~”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사이언스파크 내 LG CNS 연구동에 설치된 GS25의 미래형 편의점 ‘스마트 GS25’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나온 내부 직원이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사원증 인식 후 무인 매장에 들어선 이 직원은 계산대 역할을 하는 스마트 스캐너에 세 가지 상품을 한꺼번에 올려놓고 터치스크린으로 간단히 결제한 뒤 매장을 빠져 나왔다. 사원 정보에 등록된 계좌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되기에 신용카드를 뺄 필요도 없었다. 상품 인식부터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7~8초. 다른 무인편의점에서 하나씩 바코드를 찍어서 결제하는 것보다 몇 배는 빠른 속도였다.
이날 테스트 점포로 처음 문을 연 스마트 GS25에는 LG CNS 직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바코드를 인식할 필요도 없이 스캐너가 장착된 계산대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제품명과 가격이 인식되고 버튼 하나로 결제까지 이뤄지니 편리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LG CNS 직원인 최승재씨는 “미리 등록만 해놓으면 한번에 할인, 적립, 결제가 이뤄져 매우 편하다”며 “문의사항이 있을 때 호출 버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새벽이나 주말에 이용하기엔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LG CNS는 스마트 GS25의 스마트 스토어 솔루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직접 사용해보기 위해 먼저 출입구 옆에 있는 안면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등록했다. 사전등록을 한 내부 직원들은 사원증이나 안면 인식으로 간단히 들어갈 수 있지만, 외부인은 얼굴을 등록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GS25는 추후 안면 등록을 통한 간편 결제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매장에 들어가 스낵, 초코바, 마스크, 칫솔, 음료 등 8개 상품을 고른 뒤 스마트 스캐너 아래에 올려 놓았다. 스캐너가 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서인지 처음에는 5개만 인식하고 나머지는 인식하지 못했다. 상품을 5개로 줄이니 곧바로 상품명, 중량, 가격이 인식돼 결제할 수 있었다. 이현규 GS25 스마트 GS25 담당 과장은 “아직은 테스트 단계여서 한번에 많은 상품을 놓을 경우 스캐너의 인식 범위 밖으로 넘어가거나 빛이 반사되면서 인식을 못하기도 한다”며 “한꺼번에 여러 상품을 인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같은 상품은 인식이 쉽지 않아 아직은 이미지 구분이 쉬운 일반 상품만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GS25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첨단 영상 장비와 정보통신기술(ICT)도 적용됐다. 매장 내에 설치된 센서와 적외선 촬영 장비는 상품 간 진열 거리와 이미지 변화를 인식한 뒤 재고량을 파악해 제품이 품절됐을 때 점포 운영자에게 신속하게 이를 알려준다. 이 과장은 “아직은 개발 단계지만 이 같은 시스템이 고도화하면 상품 판매량을 파악한 뒤 시기, 날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자동으로 주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범해 보이는 폐쇄회로(CC)TV에도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CCTV는 방문 고객의 동선을 분석해 어떤 곳에 가장 오래 머무르는지 등을 파악해 상품 진열 관리를 돕는 한편 매장 내 이물질이나 이상 징후가 있을 때 관리자에게 바로 정보를 전달한다.
스마트 GS25는 편의점의 무인화보다 기존 점포의 매장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이 과장은 “도난 문제 등이 있어 당장 무인점포로 활용하는 것보다는 기존 가맹점주가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점포를 관리, 운영할 수 있도록 인력 운영 부담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테스트 점포 운영을 통해 시스템을 보완한 뒤 내년부터 일부 기술을 순차적으로 가맹점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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