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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상아 살 부채’ 134년 만에 한국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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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상아 살 부채’ 134년 만에 한국 돌아와

입력
2018.09.17 16:54
수정
2018.09.17 19: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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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화조도접선. 대한황실문화원 제공
명성황후 화조도접선. 대한황실문화원 제공

구한말 미국인 왕실 의사 겸 선교사였던 호러스 뉴턴 알렌(1858~1932)에게 하사된 명성황후의 부채가 13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한황실문화원은 최근 알렌의 증손녀인 리디아 알렌 등으로부터 조선 후기 왕실 유물과 기록물 등 30여 점을 환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중 명성황후의 부채인 ‘화조도접선’은 귀한 재료를 사용해 눈길을 끈다. 부챗살이 통상 쓰이는 대나무가 아닌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졌다. 부채 폭에는 흰색 비단으로 부처의 손가락을 닮았다는 꽃 불수감과 종달새를 수놓았다.

‘화조도접선’은 명성황후가 고마움의 표시로 알렌에게 선물한 것으로 보인다. 알렌은 갑신정변으로 중상을 입은, 명성황후의 조카 민영익 대감을 치료해 목숨을 구했다. 당시 고종은 알렌에게 현금 10만냥과 정 2품에 해당하는 참판 벼슬을 하사했다.

알렌과 왕실의 인연은 조선의 서양 근대 의학 도입으로 이어졌다. 고종은 1885년 최초의 서양 병원인 제중원(광혜원)을 세우고 알렌에게 서양 의술을 가르치게 했다.

대한황실문화원은 화조도접선을 직접 하사 받은 이가 알렌인지, 알렌 부인인지 등 세부 사항을 조사 중이다. 문귀호 대한황실문화원 사무국장은 “화조도접선은 고종황제와 알렌이 첫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된 유물”이라며 “한미관계에 관한 역사성과 당시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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