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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점수 25점 이상 땐 재범 가능성 커… 유영철 38점, 이영학 25점

입력
2018.09.18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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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잡았다는 점도 의미가 있지만, 추후 이어질 수 있었던 또 다른 살인을 막았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 신혼여행에서 아내를 살해한 우모(22)씨를 검거한 세종경찰서 형사1팀장 유제욱 경위에게 전문 프로파일러들이 한 말이다.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사이코패스검사(PCL-R)에서 26점(40점 만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기에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PCL-R은 2004년 2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 이후 한국에 본격 알려지게 됐다. 한국에선 25점 이상이면 재범 가능성이 높고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는데, 유영철은 38점, 아동 성범죄범 조두순은 29점,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27점을 받았다. 지난해 딸 친구를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이영학은 25점을 받았다.

사이코패스를 진단하는 PCL-R은 1991년 캐나다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가 만들었고, 조은경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한국판으로 표준화했다.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자기의 가치에 대해 자랑하고 다닌다’ 등 20개 문항에 피검사자가 ‘아니다(0점)/아마도(1점)/그렇다(2점)’로 나눠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40점 만점으로 계산한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를 조현병 등 정신질환과 혼동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이코패스는 현실감각이 떨어지거나 인식능력이 부족하지 않고, 대부분 정신질환자에게 나타나는 환상이나 망상도 경험하지 않는다. 매우 이성적이며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재판 결과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심신미약 혹은 심신상실이 인정되면 범행 당시 의사를 결정하거나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이와 무관하다. 우씨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 역시 “피고인에 대한 사이코패스검사 결과 높은 수준의 반사회성 성향이 드러나긴 했지만, 피고인이 망상장애, 조현 관련 장애 등 정신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신장애를 앓은 적이 없다”라며 심신상실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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