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메이저 와이어투와이어로 장식
적수가 없었다. 2005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상현(35ㆍ동아제약)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ㆍ4라운드 연속 1위를 지키며 우승)로 장식했다. 자신의 통산 두 번째이자 이 대회 역대 6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다.
박성현은 16일 아시안투어와 코리안투어 공동주관으로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GC(파 71ㆍ7,252야드)에서 열린 제34회 신한동해오픈 최종 4라운드서 보기 없이 8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22언더파 262타를 기록, 최종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2위 스콧 빈센트(26ㆍ짐바브웨)와 무려 5타 차의 압승을 거뒀다.
최종라운드를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박상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면서 일찌감치 치고 나갔다. 전반까지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린 박상현은 후반엔 지키는 경기를 펼치는 노련함을 보였다. 유일한 추격자였던 빈센트가 후반에만 4개의 버디를 잡으며 3타 차까지 간격을 좁혔지만, 16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헤저드에 빠뜨리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스스로 무너졌다.
전날 인터뷰에서 “지금 내 경기력과 자신감이면 안병훈(27ㆍCJ대한통운)뿐만 아니라 타이거 우즈(43ㆍ미국), 로리 매킬로이(30ㆍ북아일랜드)와 붙어도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던 박상현의 자신감은 결코 허세가 아니었다. 이날 비가 흩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매 홀마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벙커샷을 홀에 집어넣으며 버디를 낚은 7번홀(파3)과, 사실상 우승을 확정한 17번홀(파3) 파 퍼팅 성공 뒤엔 우승을 확신한 듯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우승은 박상현에게 숱한 선물을 안겼다. 생애 첫 시즌 3승을 기록한 그는 해외대회 1승을 포함해 통산 9승째를 달성했다. KPGA에서 시즌 3승 기록은 2007년 김경태(32ㆍ신한금융그룹), 강경남(35ㆍ남해건설)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 선두도 더 굳건해졌다. 4,412포인트로 대상에 성큼 다가선 박상현은 2억1,6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면서 올해만 7억9,006만6,668원으로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신한동해오픈 우승 상징인 푸른 재킷을 걸친 그는 “코스가 쉽지 않은데도 22언더파를 기록한 건 환상적인 일”이라면서 “이런 실력이 나올지 나도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KPGA 한 시즌 최다상금 기록을 갈아치운 그의 시선은 이제 아시안투어 상금왕을 바라보고 있다. 아시안투어 상금랭킹에서도 2위까지 올라서며 다음달 예정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IMB 클래식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십 출전이 가능해진 그는 “(두 대회와) 더CJ컵까지 세 개 대회 출전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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