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핵심 인사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야당이 이번 인사청문 정국에서 타깃으로 삼는 유 후보자를 겨냥해 “현역의원 불패를 깨겠다”고 연일 공언하는 상황이라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 주 헌법재판소장과 일부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로 몸을 푼 여야는 이번 주 주요 부처 장관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일합을 겨룬다. 1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9일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20일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차례로 예정돼 있다.
야당의 칼끝은 유 후보자를 주로 겨누고 있다. 유 후보자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딸의 위장전입 문제와 피감기관 소유 건물에 지역구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한 의혹 등이 제기된 상황이다. 특히 지난 주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 등에서 집중적으로 논란이 된 위장전입 문제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위장전입 문제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적 잣대가 요구된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간사인 곽상도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유 후보자가 해명을 하고 있지만 위장전입 등 주요 의혹들이 실정법 위반이고 이는 곧 범죄행위”라며 “청문회까지 마치면 답변 여부 등을 검토한 뒤 고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동료 의원이라고 해서 검증의 잣대를 고쳐 잡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당 등 야당은 도덕성 의혹뿐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 후보자 지명철회 사유로 제기된 ‘유치원 영어 방과 후 수업반대’ 등 정책 부분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예정이다. 여론전에서도 우위를 확보해 의원불패 전례를 깨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야당의 공세 예고에 더불어민주당은 총력 방어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서영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한국당에서 유 후보자를 두고 정략적인 판단에서 과도한 흠집내기를 하고 있지만 낙마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팩트 중심으로 정리해 사실이 아니거나 부풀려진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정책 위주의 청문회로 끌고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자와 함께 현역 의원출신으로 야당이 역시 송곳검증을 예고한 진선미 후보자의 경우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공직자윤리법상 금지된 직무관련 주식을 1년간 보유한 문제 등이 거론될 전망이다. 이 밖에 성윤모 후보자와 이재갑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일부 제기된 도덕성 의혹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최저임금 문제 등 현안 위주의 검증이 예상된다. 정경두 후보자 역시 지난해 합동참모본부의장 청문회에서 한 차례 검증을 마친 만큼 청문회 문턱을 어렵지 않게 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청문회 일정 대부분이 남북정상회담 기간과 겹친다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가 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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