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진에 감사” 새 생명 얻은 미얀마 꼬마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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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진에 감사” 새 생명 얻은 미얀마 꼬마천사

입력
2018.09.17 04:40
수정
2018.09.17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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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귀병 앓는 생후 14개월 칸군 

미얀마인 칸 폰 파이군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어머니로부터 입맞춤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안타깝지만 미얀마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9월, 미얀마에 사는 칸 폰 파이(1)군의 부모는 병원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생후 2개월 된 아들이 이름도 생소한 ‘팔로 사 징후’(Tetralogy of FallotㆍTOF)를 앓고 있다는 것. TOF는 심장에서 폐로 나가는 폐동맥에 이상이 있는 선천성 기형이다. 평소 손발이 자주 파래지는 것이 이상하긴 했지만 부모는 미얀마에서 치료 못할 큰 병에 걸렸으리라곤 생각지도 않았다. 농사와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는 부모에게 해외 수술은 엄두가 나질 않았다. TOF를 앓는 환자 95%는 40세가 되기 전에 사망한다는 말에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건 옆에서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올 초 한인 사회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칸군 친척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한국인 지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그 사연이 동남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한인 의료봉사단체인 라파엘인터내셔널에까지 퍼진 것이다. 마침 김웅한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가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김 교수와 라파엘인터내셔널은 서울대병원에 바로 이 사실을 알렸다. 서울대병원은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을 통해 2009년부터 난치병을 앓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 사업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담당 교수들이 모여 미얀마에서 온 진료기록을 검토하는 회의에 들어갔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비자 문제를 비롯해 항공료와 체재비까지 지원했다. 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사업(나눔의료)을 통해서다. 수술비와 입원비는 전액 서울대병원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후 14개월 된 칸군과 가족들은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고 다음날 아침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주치의는 미얀마에서 칸군 소식을 서울대병원에 알린 김 교수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회복력도 예상보다 빨랐다. 수술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다. 병동 관계자는 “처음에는 2주 정도 입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예후가 좋아 이번 주에 퇴원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회복 치료 중인 칸군은 조만간 퇴원하는 대로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칸군 부모는 “아이에게 새 생명을 찾게 해 준 한국 의료진에게 대단히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칸군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회복까지 잘 돼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국가를 불문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아이들이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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