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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의대-한방-치과병원 협진 통해 맞춤형 암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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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의대-한방-치과병원 협진 통해 맞춤형 암치료"

입력
2018.09.17 20: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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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설 후마니타스암병원 원장

다음달 5일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개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 200병상으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이 다음달 5일 개원한다. 2016년 9월 착공해 지하 2층, 지상 7층 200병상 규모로 2년여 만에 완공했다. ‘암을 넘어선 삶(Life Beyond Cancer)’이라는 모토로 환자 맞춤형 암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서ㆍ사회적 관계 회복까지 책임지겠다는 포부다.

개원 준비에 여념이 없는 정상설(69ㆍ경희의료원 유방외과 교수) 후마니타스암병원 원장을 만났다. 정 원장은 “후마니타스암병원은 환자가 첫 방문 후 7일 이내 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포함해 암종별 다학제 진료로 최고의 암 치료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방암 분야 전문가’인 정 원장은 2,000여건의 유방암 수술을 집도했고, 국내 최초로 암 조직만 절제하는 유방 보존술을 도입했다.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한국유방암학회ㆍ대한임상종양학회 초대 이사장, 분당차병원 유방ㆍ갑상선암센터장 등을 거쳤다.

-병원 이름이 ‘후마니타스암병원’으로 상당히 독특한데.

“후마니타스(Humanitas)는 라틴어로 ‘인간다움’을 뜻한다. 경희대는 국내 최초로 2011년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설립해 교양교육과정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희대만의 브랜드인 ‘후마니타스’를 병원에 접목해 암병원 명칭으로 정했다. 후마니타스암병원은 생명존중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새로운 암치료 패러다임을 선도하고자 한다.

대형 대학병원 트렌드인 암병원을 지금 설립하는 이유는 암 치료병원을 넘어 ‘환자가 주인 되는 병원’을 만들고 싶어서다. 특히 의학과 한의학, 치의학 등 통합치료 요구(Needs)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의대병원, 한방병원, 치과병원을 보유한 경희의료원만이 추진할 수 있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암 치료 병원’이다.”

-의대병원, 한방병원, 치과병원 등 3개 분야 협진은 암병원으로 첫 시도인데.

“3개 분야 협진은 경희의료원만의 자랑이자 새로운 암치료 패러다임이다. 경희의료원은 1971년 개원 이래 이들 3개 분야를 포함한 약학, 간호학 등 5개 분야에서 협진을 진행 중이다. 기존 협진은 진료와 연구 분야에서 의료진과 진료과별로 파트너십이 이뤄져 왔다. 다음달 5일 개원하는 후마니타스암병원은 한 공간에서 암치료를 위한 의학과 한의학, 치의학 등 3개 분야가 협진을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암병원 외래진료실에 암환자를 위한 별도의 한의학과 치의학 치료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첫 방문 암환자의 불편을 줄이려고 의대ㆍ한방ㆍ치과 의료진이 신환센터 내 진료실을 직접 방문해 차별화된 통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의대병원은 암 환자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 등 직접적인 치료를 맡는다. 한방병원은 암병원 내 한의면역암센터를 중심으로 면역 강화에 초점을 둔 항암 치료 부작용을 줄이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암 환자의 40%에서 나타나는 구강 합병증 치료는 치과병원이 담당할 것이다. 일본 빅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암 치료 전, 구강검진 및 치료로 합병증과 사망률을 낮춘다고 한다.

그렇지만 후마니타스암병원은 의학 치료만 강조하지 않는다. 의학과 한의학, 치의학, 암 스트레스 클리닉, 암 재활 클리닉, 치유 프로그램, 영양 교육 등 모든 과정을 치료영역으로 보고 있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 암 치료를 위해 첫발을 이제 내디뎠다.”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학’을 어떻게 실현할 생각인지.

“최근 의학계의 흐름은 근거중심의학에서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으로 바뀌고 있다. 정밀의학은 같은 질병, 같은 병기(病期)의 암환자라도 발생 원인과 증상, 유전에 따라 환자마다 다양한 양상이 존재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환자 개개인을 치료 중심에 놓는 것이 정밀의학이자 암 진단ㆍ치료의 궁극적인 방향이다.

정밀의학 즉 정밀한 치료를 하자면 아주 정확하고 세밀히 접근해야 한다. 어떤 치료법이 맞는지 정하는 과정에서 유전자를 비롯해 환자의 생활습관과 개성을 속속들이 알아내는 방대한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그래서 다학제 진료가 정밀의학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개인 맞춤형 치료는 완치율과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정밀의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전 암 수술은 대부분 외과적 수술 관점에서 접근했다. 대부분 암 조직과 암이 전이된 주변 조직을 최대한 많이 떼내는 광범위한 절제술이었다. 암을 제거했으니 완치율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재발이나 합병증 등 위험이 나타났다. 게다가 사람마다 체질과 생활습관이 달라 같은 수술을 해도 어떤 환자에게는 효과가 좋지만 어떤 환자는 상태가 악화돼 환자에게 같은 매뉴얼을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에 이르렀다.

후마니타스암병원의 다학제 회의에는 외과를 비롯해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혈액내과, 정신건강의학과까지 여러 분야의 의료진이 모여 암치료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다학제 회의에는 치과와 한방의 전문 의료진도 참여한다.”

-‘암을 넘어선 인간다운 삶’을 병원의 모토로 내세웠는데.

“우리 병원의 목표는 단순히 암을 고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람답게 살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학제 진료로 인간의 심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고 있다. 병을 이겨내겠다는 환자 의지가 치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환자와 교감하고 그들과 공감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다. 경희의료원은 2012년부터 환자ㆍ가족을 위한 15종의 환자지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도 참여하는 치유 프로그램으로는 무상 가발제공 뷰티클래스, 인생ㆍ직업상담, 치유동물, 영양분석과 쿠킹클래스, 힐링투어길, 영화ㆍ미술ㆍ음악 치료 등이 있다. 수술을 했다고 암을 정복했다는 생각보다 암 통증에 버금가는 마음의 통증을 덜어주는 일이 ‘인간다움(후마니타스)’을 실현하는 길이라는 사명을 되새기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정상설 후마니타스암병원 원장은 “경희대 건학 이념인 ‘인간다움(후마니타스)’을 실현하기 위해 암병원을 ‘환자가 주인 되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경희의료원 제공
정상설 후마니타스암병원 원장은 “경희대 건학 이념인 ‘인간다움(후마니타스)’을 실현하기 위해 암병원을 ‘환자가 주인 되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경희의료원 제공
정상설 후마니타스암병원 원장. 경희의료원 제공
정상설 후마니타스암병원 원장. 경희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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