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카운터파트 이도훈 본부장과
中ㆍ日과의 협의 내용 공유할 듯
판문점서 북측 접촉 가능성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사흘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ㆍ일과의 북한 관련 협의 내용을 한국과 공유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짐작된다. 상견례도 할 겸 판문점에서 비핵화 협상 상대인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1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취임 이후 첫 방한(10~12일)을 마친 뒤 중국(12~14일)과 일본(14~15일)을 잇달아 방문한 비건 대표는 15일 오후 항공 편으로 입국, 한국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북한 주변 3개국을 한 번씩 들른 만큼 각 나라에서 협의한 내용을 이 본부장과 함께 평가하고 정리해 보려는 취지라는 게 소식통 얘기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논의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도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의 다른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측과의 접촉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가 미 정부의 대북 협상을 이끄는 인물인 데다, 한ㆍ중ㆍ일 순방에 마크 램버트 국무부 북한 담당 부차관보 대행과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북 실무 접촉 경험이 있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까지 대동했고, 무엇보다 귀국 전 굳이 한반도로 다시 날아왔다는 점에서다. 접촉이 이뤄진다면 장소는 판문점이 유력하다.
앞서 10일부터 사흘 간 한국에 머문 비건 대표는 이 본부장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한국 정부 핵심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든 엄청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에서 카운터파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북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집중 논의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 등과 만나 북한 비핵화 실현 방안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에선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 가족을 만나 “피해자가 귀국할 수 있도록 가진 힘을 모두 내겠다”며 “여러분 일을 마음에 품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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