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해군 최신예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 ‘힘을 통한 평화’라는 안보 전략도 제시했다. 평양행에 앞서 보수층의 안보 불안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내 최초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까지 갔다. 이어 같은 곳에서 열린 국방산업진흥회의에도 참석했다. 정상회담 준비에 분주한 상황에서 진수식 일정을 연기하지 않고 일부러 지방까지 내려갔다 온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과는 관계 없이 오래 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18일부터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상황에서 국내 보수층을 겨냥해 국방과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사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축사에서 “저는 정상회담을 위해 다음 주 평양에 간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했고 담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평화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며 “평화는 우리 스스로 만들고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 전략”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강한 군, 강한 국방력이 함께 해야 평화로 가는, 우리의 길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산안창호함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3,000톤급 잠수함으로, 아파트 15층 높이의 길이(83.3m)에 건조 비용만 1조원이 든 전략자산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도 6개나 갖췄다. 기존 해군 잠수함은 1,200톤, 1,800톤급이었다.
도산안창호함 진수로 한국은 세계에서 15번째 잠수함 설계국이 됐다. 해군은 “도산안창호함은 해군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중형급 잠수함으로, 첨단과학기술을 집약해 건조됐다”며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전략무기체계로서 해군의 책임국방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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