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서 韓정부 대화 노력 지지 호소
“한반도, 동북아 화약고서 공동번영 발신지로
동북아 경제공동체, 유라시아 번영에 직결”
이 총리와 면담 푸틴 “한국은 중요 파트너
한러 협력 9개 다리 구체적 프로젝트 모색”
시진핑 “3차 남북정상회담 성공하길” 덕담
이낙연 국무총리가 12일 동북아시아 지도자들을 상대로 한반도를 동북아 공동번영의 발신지로 만들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 정부가 주관한 ‘동방경제포럼’에서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제4차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동북아의 화약고였던 한반도가 평화와 공동번영의 발신지로서 동북아와 세계에 기여하게 되길 바라고,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소망과 노력이 결실을 얻도록 지도자 여러분께서 더 강력히 지지하고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연설에서 이 총리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극동에 교통ㆍ물류 인프라가 구축돼야만 유라시아의 인적ㆍ물적 교류 기반이 완결될 수 있다”며 “지역 내 협력이 심화돼 언젠가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조성된다면 유라시아 전체의 번영에 직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음 주 올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을 제안했는데, 이런 연쇄 대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모종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또한 소망한다”며 “남북한이 전쟁을 걱정하면서도 끝없이 대결하던 과거로 돌아가서도 안 되고,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번에는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기로 왔지만, 다음에는 기차로 오고 싶다”며 동북아 지도자들에게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동방경제포럼은 2015년부터 러시아 정부가 동러시아 지역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 활성화를 목적으로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정상급 협의체다. 이날 기조연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할트마긴 바툴가 몽골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이 총리 등 5명이 했다.
앞서 이 총리는 이날 포럼이 열린 극동연방대에서 푸틴 대통령을 따로 만나기도 했다. 이 총리와의 면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국은 아주 중요하고 유망한 파트너”라며 “한국ㆍ러시아 양국관계 발전에 흡족하다. 모든 분야에서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안한 9개의 다리 구상팀 내에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모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9개 다리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시한 한러 간 9개 핵심 협력 분야로, 조선과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이다.
이에 이 총리는 “올해 6월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저희는 착실히 노력하고 있다”며 “9개 다리 등 여러 가지 협력 사업의 진전을 위해서도 착실히 러시아 측과 협의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리는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꼭 방문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초청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면담은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 시작 전인 오후 1시 35분(현지시간)부터 30분 동안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의 오전 일정이 늦어지면서 면담은 예정보다 30여분 늦게 시작됐다.
전체회의 기조연설 뒤 이 총리와 귀빈 대기실에서 만난 시 주석은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문 대통령께 인사를 전해 달라”고도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10분 남짓 진행됐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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