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챔피언십은 누구의 꿈이 이뤄질 무대가 될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ㆍKEB하나은행)과 ‘골든 그랜드슬래머’ 박인비(30)가 각자의 ‘인생 기록’을 향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격한다. 13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 레벵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ㆍ6,479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두 선수에게 거액의 상금(총 385만 달러) 이상으로 소중한 골프인생 최고 커리어를 향한 과정이다.
지난 7월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 이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을 석권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성현은 “1위 자리를 오랜 시간 지키고 싶다”던 그 때 다짐을 묵묵히 지켜가고 있다.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통해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세계랭킹 포인트를 벌리고, 쭈타누깐에 뒤처진 상금 및 올해의 선수 랭킹포인트 격차를 좁히겠다는 각오다.
올해 126만1,595달러의 상금을 받아 상금랭킹 3위를 달리는 박성현은 1위 쭈타누깐(223만7,315달러)과 100만 달러에 가까운 큰 차이지만, 이번 대회 우승상금 57만7,500달러를 보태면 막판 추격도 가능하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2위를 달리는 박성현(127점)은 198점인 쭈타누깐과 격차가 크지만, 이 대회 우승 시 60점을 보태 점수 차를 줄일 수 있다. 만일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골프인생 최고의 해를 완성하게 된다.
박인비에게도 에비앙 챔피언십은 마지막 퍼즐조각 같은 대회다. 그는 US여자오픈(2008)과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2013ㆍ현 ANA인스퍼레이션), 웨그먼스LPGA챔피언십(2013ㆍ현 KPGM 위민스 PGA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2015) 우승을 차지하고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까지 따냈음에도, 2013년 메이저 대회로 격상한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해외매체로부터 ‘진정한 그랜드슬래머가 아니다’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비록 최근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컷 탈락 해 기량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우승만이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울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지막 남은 숙제’ 해결에 총력을 쏟겠단 각오다. 더구나 이 대회는 2010년 신지애(30)가 한국인 첫 승을 일군 뒤 2014년 김효주(23), 2016년 전인지(24) 등 짝수해마다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해 이번에도 기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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